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최근 중국의 미국산 대두 수입 중단에 대한 보복 수단으로 ‘중국산 식용유 수입 중단’을 언급했다. 이는 미중 간의 무역 전쟁이 격화됨에 따라 식용유가 중요한 문제로 떠오른 배경을 보여준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 미디어 플랫폼인 ‘트루스소셜’에서 “중국이 미국 대두를 의도적으로 사지 않고 우리의 농가에 어려움을 주는 것은 경제적 적대 행위”라며 “우리는 식용유를 자급자족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은 전통적으로 미국산 대두를 수입해 이를 가공하여 식용유로 만들어 수출해왔다. 그러나 최근 몇 년 간 미중 간의 무역 갈등이 심화되면서, 중국의 미국 대두 의존도가 급감했다. 통계에 따르면, 2016년 중국에서의 미국 대두 비중은 39.4%에 달했으나, 지난해에는 21.07%로 감소했다. 반면, 미국의 중국산 식용유 수입은 2022년 11억 달러, 즉 약 1조5600억 원 규모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러한 변화는 양국 간의 농업 및 에너지 정책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국이 중국에서 주로 수입하는 식용유는 폐식용유(UCO)로, 이는 가정이나 식당에서 사용된 후 버려진 식용유를 재가공한 것이다. UCO는 바이오 연료와 같은 다양한 에너지 자원의 원재료로 사용될 수 있다. 미국의 바이든 행정부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통해 이러한 바이오 연료에 대한 세액공제를 지원하면서, 저렴한 중국산 UCO에 대한 수요가 급증했다. 이는 국내 바이오 연료 생산업체들이 직접 미국 농산물을 구매하는 대신, 중국산 UCO를 선호하게 만들어 미국 농가에 악영향을 미쳤다.
미국 내 농업 단체와 정치인들은 이러한 상황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해왔다. 특히, 미 국립 종자 처리 협회(NOPA)는 농가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외국산 원료의 검증 체계 개선을 촉구했다. 지난해에는 공화당 상원의원들이 중국산 UCO 수입에 대해 조사할 것을 요구하는 서한을 발표하기도 했다. 의원들은 중국산 UCO가 미국 내 대두 수요를 상당 부분 대체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농가의 주요 시장을 잃을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산 UCO의 문제는 미국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유럽연합(EU) 역시 중국산 UCO의 저가로 인해 국내 산업에 피해를 보고 있다고 판단, 지난해 8월부터 반덤핑 관세를 부과했다. 유럽연합의 결정은 같은 이유로 미국과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다국적 문제는 바이오 연료 시장에서의 불공정 경쟁이 심화될 수 있음을 시사하며, 각국의 정책에도 큰 변화를 요구할 것으로 전망된다.
결론적으로 트럼프의 ‘중국산 식용유 수입 중단’ 주장이 가진 경제적 맥락은, 농업과 에너지 산업 간의 복잡한 관계와 국제 무역에서의 경쟁을 보여준다. 이러한 문제는 단순히 두 나라 간의 경제적 대립을 넘어, 글로벌 공급망과 시장 구조의 변화에 대한 적절한 대응을 요구하는 시대적 과제가 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