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일본을 방문하는 동안, 러시아산 액화천연가스(LNG)의 수입 중단을 일본 측에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일본의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는 곤란한 입장을 표명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9일 보도했다.
정상 간의 오찬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다카이치 총리에게 러시아산 LNG 수입 금지를 요청하였다. 그러나 다카이치 총리는 일본 기업이 투자하고 있는 ‘사할린-2 프로젝트’와 같이 러시아의 에너지 프로젝트에서 일본이 손을 뗀다면, 그로 인해 중국이나 러시아만 이익을 얻을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양해를 구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다카이치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일본이 당분간 러시아산 LNG의 수입을 계속할 의향이 있음을 전하기도 했다. 일본의 정책 결정에 있어 에너지 공급 안정성은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어, 러시아산 LNG의 수입 중단이 일본의 에너지 공급에 미칠 영향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다.
앞서 미국의 스콧 베선트 재무부 장관은 지난달 15일 일본의 가토 가쓰노부 당시 재무상과의 회담 중 러시아산 에너지 수입 중단을 요청한 바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러시아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기 위해 유럽연합(EU), 주요 7개국(G7), 그리고 인도 등과 협력하여 러시아 에너지 수입 금지를 요구하고 있다. EU는 이미 러시아산 LNG를 내년 말까지 퇴출할 계획이라는 입장을 밝혀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은 러시아산 에너지를 수입 중단할 경우 에너지 공급에 미칠 영향이 크다고 판단하고 있어, 그런 요청에 대해 응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일본이 수입하는 LNG 중 러시아산은 약 9%를 차지하고 있으며, 미쓰이물산과 미쓰비시상사는 ‘사할린-2 프로젝트’에 상당한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이들의 입장도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본 정부는 미국의 요청과 자국의 에너지 안보 사이에서 복잡한 선택을 해야 하는 중대한 기로에 놓여 있다. 이 상황은 일본의 외교 정책 뿐만 아니라 일본 경제 전반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