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결제 네트워크 기업 마스터카드가 약 20억 달러에 달하는 대규모 인수합병을 추진 중인 사실이 알려졌다. 이번 목표로 삼은 기업은 암호화폐 및 스테이블코인 인프라 스타트업인 제로해시(Zerohash)다. 30일 포춘에 따르면 마스터카드는 제로해시 인수를 위해 15억에서 20억 달러 규모의 협상을 진행 중이다. 이 거래가 성사된다면 마스터카드가 스테이블코인 관련하여 수행한 최대 규모의 투자가 될 전망이다.
최근 스테이블코인 시장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면서, 글로벌 빅테크 및 결제 기업들 간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결제 기업 스트라이프(Stripe)가 스테이블코인 스타트업인 브릿지(Bridge)를 11억 달러에 인수한 것이 이 시장의 활성화에 기폭제가 되었다. 마스터카드 또한 스테이블코인 인프라 기업인 BVNK의 인수에 코인베이스와 치열한 경쟁을 벌였으나, 제안한 약 20억 달러로 인해 코인베이스가 최종적으로 독점 협상권을 얻었다.
결국 마스터카드는 BVNK 인수를 놓친 직후, 보다 유망한 제로해시로 전략을 전환하며 빠르게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제로해시는 2017년 시카고에 설립된 블록체인 인프라 기업으로, 기업들이 자체 암호화폐 거래 플랫폼을 생성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으며, ‘토큰화(Tokenization)’ API 솔루션을 제공한다. 토큰화란 전통 자산을 블록체인 기반의 디지털 토큰으로 전환하는 기술로, 최근 금융권의 주목을 받고 있다.
제로해시는 그 기술력과 성장 가능성 덕분에 최근 9월에 진행된 1억400만 달러 규모의 펀딩에서 10억 달러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주요 투자사로는 인터랙티브 브로커스, 아폴로, 포인트72 벤처스 등이 포함되어 있으며, 제로해시의 가치는 1년 사이에 최대 2배로 증가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스테이블코인이 기존의 국제 은행 간 통신협회(SWIFT) 및 전신 송금 시스템을 대체할 수 있는 유력한 방법으로 평가하고 있다.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더 빠르고 저렴한 비용으로 24시간 내내 국경 간 결제를 원활하게 처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스터카드가 자사의 비즈니스 모델에 위협을 초래할 수 있는 스테이블코인 기업을 인수하려는 것은 이러한 시장 변화에 스스로 적응하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마스터카드는 2021년 블록체인 분석 기업 사이퍼트레이스(CipherTrace)를 인수하여 암호화폐 시장에 대한 관심을 지속적으로 보여왔으며, 이후 일부 핵심 제품은 중단시켰으나 스테이블코인 분야에 집중하며 미래 결제 시장에서의 주도권을 확보하는 데 힘쓰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