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의 인기가 고조됨에 따라, 미국의 부모들이 핼러윈을 대비한 의상 구매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번 핼러윈 시즌을 맞아 아이들이 헌트릭스나 사자보이스 같은 캐릭터로 변신하고 싶어하는 경우가 많아, 이에 맞는 의상을 찾느라 고군분투 중인 것이다.
31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부모들은 각종 온라인 쇼핑몰과 매장을 뒤지며 케데헌 테마의 시리즈 의상을 찾고 있음을 보여준다. 넷플릭스 공식 스토어에서 판매된 소량의 의상은 한정판으로 인해 금세 매진되었으며, 가격 또한 일반 핼러윈 복장보다 두세 배 비쌌다. 주인공 루미의 대표적인 노란색 재킷이 89.95달러(약 12만6000원)에 판매되고, 추가로 필요한 반바지, 부츠, 보라색 머리 장식 등을 포함하면 비용이 급상승하게 된다. 중국산 모조품은 품질이 낮거나 배송이 느리다는 문제로 인해 많은 부모들이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부 부모들은 직접 의상을 제작하는 방법을 택하기도 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의 한 백화점에서는 케데헌 코스튬이 진열되자마자 즉시 완판되었고, 이를 본 매장 직원은 “손님들이 줄을 서서 기다렸고 금방 팔려버렸다”며 “결국, 아마존에서 구매하라는 안내를 해드렸다”고 밝혔다. 핼러윈 의상 구매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부모 중 한 명은 “온라인에서 구매한 중국산 옷이 유아용으로 잘못 배송되어 고생했다”며, “매장을 돌아다니며 겨우 맞는 사이즈를 찾는다고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한 런던 거주 어머니는 “출산휴가를 대부분 ‘케데헌 의상 만들기’ 작업에 쏟고 있다”며 “점토로 단추를 만들고 어깨 패드를 붙이느라 며칠째 씨름 중이며, 접착제가 떨어져 눈물을 흘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케데헌의 폭발적인 인기 덕분에 수익을 올리는 이들도 있으며, 로스앤젤레스의 한 부부는 여름부터 케데헌 응원봉을 수제 제작해 판매하고 있으며, 이 제품은 출시 직후부터 높은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 이들은 “주문 속도가 예상보다 너무 빨라 깜짝 놀랐다”며 “온종일 포장하느라 바쁘다”고 전했다. 또한 메릴랜드의 한 소품 디자인 업체에서는 극 중 헌트릭스가 사용하는 ‘곡도’를 3D 프린팅으로 제작하여 판매하고 있으나, 가격이 개당 750달러(약 108만원)에도 불구하고 주문 폭주로 인해 판매를 일시 중단해야 했다.
결국, 핼러윈을 맞아 케데헌 캐릭터 의상을 확보하려는 부모의 고군분투와 이를 통해 수익을 올리는 사례들이 함께 나타나고 있다. 소중한 자녀의 핼러윈을 위한 의상 선택이 단순한 즐거움에서 큰 스트레스로 이어지고 있는 현상이 카운터컬처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