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과 캐나다의 정상회담이 8년 만에 개최되며 양국 간 관계 회복에 대한 의지가 확인되었다. 이번 회담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압박이 지속되는 가운데 진행되었으며, 쥐스탱 트뤼도 총리 하의 2017년 이후 처음으로 이루어진 공식적인 만남이다.
31일 경북 경주에서 진행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와의 대화에서 “최근 공동의 노력으로 인해 중국과 캐나다의 관계가 회복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시 주석은 카니 총리에게 중국 방문을 초청하였고, 카니 총리는 “건설적이고 실용적인 대화를 기대한다”고 화답했다.
이번 회담은 양국의 복잡한 관계 역사 속에서도 긍정적인 변화를 의미한다. 2018년 미중 간의 무역 전쟁이 격화되면서 캐나다는 미국의 요청에 따라 중국의 최대 통신장비 기업인 화웨이의 멍완저우 부회장을 체포하였고, 이에 대한 보복으로 중국은 캐나다인 2명을 간첩 혐의로 구금했다. 이 사건으로 인해 양국의 관계는 얼어붙었으며, 2023년에는 중국계 캐나다인 정치인을 사찰했다는 의혹 등이 불거지며 갈등이 심화되었다.
또한, 캐나다는 지난해 중국산 전기차에 100%, 철강과 알루미늄에 25%의 관세를 부과한 반면, 중국은 올해 카놀라유 등 캐나다산 농축산물에 대해 25~100%의 맞불 관세를 부과하였다. 이러한 무역 갈등이 근본적으로 양국 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음에도 불구하고, 이번 정상회담은 새로운 대화의 출발점이 될 가능성을 열어 놓고 있다.
카니 총리는 27일, “중국은 우리의 두 번째로 큰 교역 상대국이자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경제국”이라며 대중 관계에 대한 실용적 접근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중국과의 통상 문제는 여전히 복잡한 상황이다. 중국은 전기차에 대한 관세 인하를 원하지만, 캐나다는 자동차 산업의 피해와 농민의 이익 사이에서 딜레마에 직면해 있다. 더불어, 미국과의 협상 상황에서 캐나다가 미국의 요구를 무시하고 중국과의 대규모 거래를 추진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존재한다.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이 어느 정도 관계 회복의 진전을 이루어낼지는 지켜봐야 할 부분이다. 캐나다의 경제적 이익 확보를 위한 중국과의 관계 개선이 긴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시 주석과 카니 총리의 대화가 어떻게 발전할지 여부는 양국 간의 미래 관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