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티모르가 지난달 26일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아세안 정상회의에서 공식적으로 아세안 회원국으로 가입하며, 11년 간의 노력이 결실을 맺었다. 이날 동티모르의 샤나나 구스망 총리는 취재진 앞에서 감격의 눈물을 보이며, “수백 년간 고통을 겪은 우리 국민의 희생 덕분에 꿈이 실현됐다”며 독립의 의미를 강조하였다.
동티모르는 인구 140만명의 작은 나라로, 역사적으로 포르투갈, 일본, 그리고 인도네시아에 의해 지배받아온 잔혹한 과거를 가지고 있다. 이 나라는 21세기 들어 해방된 최초의 국민 국가로,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이 동티모르의 독립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선 사례가 있다.
1702년부터 20세기 초까지 동티모르는 포르투갈의 식민 지배를 받았고, 1942년부터 3년 반 동안 일본의 점령 아래 놓여 있었다. 포르투갈의 ‘카네이션 혁명’ 이후, 동티모르는 독립을 위한 희망을 보였으나 1975년 인도네시아의 침공으로 또다시 외세의 지배를 겪게 되었다. 이 과정에서 많은 동티모르인들이 인도네시아 군에 의해 잔혹하게 학살당하는 참변을 겪었다.
하지만 동티모르는 무장 단체인 ‘동티모르민족해방군’을 통해 저항의 아이콘이 되었으며, 결국 1999년 주민투표를 통해 독립 의사를 확인하고 2002년 5월 20일 그 꿈을 이루게 된다. 구스망 총리 또한 이러한 저항투쟁의 총사령관으로서 동티모르의 독립에 큰 기여를 했다.
동티모르는 이제 아세안의 11번째 국가로서, 무역과 투자의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현 GDP는 1인당 약 1491달러로 동남아시아의 최빈국 중 하나이며, 아세안 가입이 경제 발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과의 관계에서도 동티모르는 깊은 연관성을 맺고 있다. 김대중 정부 시절, 한국 정부는 동티모르 독립을 지원하는 데 크게 기여하였다. 김 전 대통령은 1999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에서 동티모르 문제를 적극적으로 제기하며 유혈 사태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을 촉구했다. 이렇듯 한국의 외교적 지원과 UN의 평화유지군 파견은 동티모르의 독립 과정에 중대한 역할을 했다.
2002년 동티모르가 독립 국가로서의 지위를 확립한 이후, 한국과의 우호 관계는 계속해서 발전해왔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2000년에 노벨 평화상을 수상했으며, 당시 수상 이유 중 하나로는 동티모르에서의 민주주의를 촉진하려는 노력이 포함되어 있었다.
이처럼 동티모르는 아세안의 일원으로서 새로운 경제적 기회를 맞고 있으며, 과거의 아픔을 딛고 나아갈 수 있는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다. 인구 140만명의 작은 국가가 아세안이라는 큰 무대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내게 된 것은 많은 이들에게 희망을 안겨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