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 시대의 도래와 함께 금융업계는 기존 중개 모델의 구조가 크게 변혁하고 있다. 글로벌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해 은행과 증권사를 통하지 않고 고객들과 직접 금융 거래를 시작한 것은 그러한 변화의 대표적인 사례다.
4일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2025 건전증시포럼’에서 신한투자증권의 노현빈 AI 부서장은 “블랙록과 같은 글로벌 운용사들이 예전에는 은행이나 증권사를 경유해 금융 상품을 판매했지만, 현재는 기업 고객에게 스테이블코인을 통해 직접 상품을 판매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변화는 국내 금융권에도 큰 충격을 주고 있으며, 실제로 고객이 대거 이탈하는 현상이 데이터로 나타나고 있다.
블랙록의 ‘비들(BUIDL)’ 펀드는 전통적인 머니마켓펀드를 블록체인 기술로 토큰화한 기관 전용 상품으로, 고객은 미국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인 코인베이스를 통해 법정 달러를 예치하고 BUIDL 토큰으로 수익을 얻을 수 있다. 또한 BUIDL 펀드는 스마트 계약을 통해 언제든 스테이블코인인 USDC로 환매할 수 있는 구조를 가지고 있어 기존의 금융 거래 방식을 혁신적으로 뒤바꾸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신한투자증권을 포함한 많은 금융사들에게 위기감을 안기고 있다. 노 부서장은 “가상자산 라이선스가 없는 상황에서도 스테이블코인과 토큰 증권(STO)의 생태계와 우리의 모든 서비스가 연결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AI 기술이 고도화되면서 ‘AI 에이전트’가 인간을 대신해 금융 거래를 수행할 미래에 대한 논의도 활발히 이루어졌다. 강형구 한양대 교수는 “AI 에이전트가 앱을 대신해 0.5원, 1원 단위의 기계 간(M2M) 결제를 할 때 거의 유일한 결제 수단은 스테이블코인”이라고 지적하며, 한국의 AI 에이전트가 미국의 달러 스테이블코인이나 일본의 엔화 스테이블코인을 사용하게 된다면 이는 심각한 문제라고 언급했다. 그는 한국 고유의 금융 거래 도구 개발 필요성을 강조하며, 스테이블코인과 STO 인프라 구축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현재 구글과 코인베이스와 같은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X402’ 같은 결제 프로토콜을 통해 기술 선점을 이루고 있으며, 비트코인과 같은 고전적인 암호화폐의 차별화된 대안으로 스테이블코인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AI와 암호화폐가 결합하면 국내 금융사들의 생존이 위협받는 현실이 될 것이라는 경고가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블랙록의 전략적 접근의 일환일 뿐만 아니라, AI와 крип토 기술의 융합이 금융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더욱 커질 것임을 강하게 시사하고 있다. 결국, AI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금융 패러다임이 자리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