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트코인(BTC)이 단기적으로 1% 상승하며 10만 3,000달러(약 1억 3,390만 원)를 회복했지만, 여전히 기술적 지표는 약세 신호를 보내고 있다. 주요 이동평균선을 하회한 사례가 누적되면서, 분석가들은 비트코인이 사이클 상단에 도달했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특히 50주 이동평균선인 10만 2,000달러(약 1억 3,280만 원)를 지속적으로 하회하며 마감한 점이 주목을 받고 있다. 과거 데이터에 따르면, 이러한 구간 하회는 약세 전환의 전조로 작용한 경우가 많았다.
올해 초부터 비트코인의 상승 기대감을 향상시킨 여러 요인은 여전히 존재한다. 금리 인하 기대, 규제 해소, 스테이블코인 확산, 실물자산의 토큰화, 유동성 확장, 미국 빅테크 기업의 긍정적인 실적 등이 그 예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인 자금 유입이 제한되어 효과적으로 가격 상승에 기여하지 못하고 있다.
디파이 리서치 기업 ‘더 디파이 리포트’의 창립자 마이클 나도는 현재 시장이 ‘희망과 불신 사이’에 머물러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비트코인과 이더리움(ETH), 솔라나(SOL) 모두 50일, 100일, 200일 이동평균선을 하회한 점을 강조하며, 기술적 구조가 현저히 악화되었다고 평가했다. 나도는 비트코인 가격이 장기 이동평균선인 200주 MA(5만 4,700달러·약 7,112만 원)까지 점진적으로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하며, 현재 시점이 약세장 초입일 가능성을 시사했다.
시장 모멘텀은 약하지만, 상대강도지수(RSI)는 주요 알트코인에서 과매도 구간(30 이하)에 근접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이는 매수 신호로 해석되곤 하지만, 펀더멘털 측면에서는 경고 신호가 반복되고 있다. 특히 최근 비트코인 ETF에서 10월 10일 이후 14억 달러(약 1조 8,200억 원) 이상이 순유출된 상황이다.
비트코인의 보유량을 64만 1,000개로 갖고 있는 스트레티지(Strategy)는 전체 기업 중에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이 중 47만 6,000개는 2023년 10월부터 2025년 7월까지 매입된 것으로, 이 기간 동안 채굴된 총 비트코인의 1.19배에 해당한다. 그러나 지난 3개월 동안 신규 구매량은 1만 2,200개로 급감하며 ‘최대 매수자’의 활동이 사실상 멈춘 상태에 접어들었다.
온체인 데이터에 따르면, 장기 보유자들이 다시 매도 흐름에 진입하고 있다는 신호가 나타났다. 과거 사례에서 장기 보유자들이 재축적 흐름으로 전환한 뒤 약 9.5~10개월이 지나야 가격이 바닥을 형성한 경험이 있었다. 현재 단계는 이들이 매도한 코인이 단기 투자자에게 전이되는 과정이며, 이는 종종 추후 투매로 이어지는 경향이 있다.
시장 심리는 여전히 ‘하락 시 매수해야 한다’는 과거 성공 공식에 의존하고 있으며, 나도는 이러한 심리를 비판적으로 바라보며 “투자자들이 희망(Hopium)에 매달리고 있다”고 언급했다. 매크로 투자자 조르디 비서(Jordi Visser) 역시 비트코인 상황을 ‘조용한 IPO 국면’으로 평가하며, 시장 참여자들이 여전히 심리적 낙관에 갇혀 있다고 지적했다.
결국, 비트코인은 여전히 명목상 강세 요인과 실질 수요 간의 괴리 속에서 방향성을 모색하고 있으며, 실질적인 자금 유입과 장기 보유자의 재축적 전환이 확인되기 전까지 바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