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이 자신의 부를 자녀들의 재단에 기부하는 속도를 높이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그가 올해 말 CEO 직에서 물러나기 전에 자신의 재산 관리에 대한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한 것으로 해석된다. 10일(현지시간) 발표된 주주 서한에서 버핏은 자녀들이 고령인 만큼 그들에게 속한 재단에 자신이 보유한 주식을 더 빠르게 분배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자녀들이 자신의 재산을 직접 처분할 수 있는 가능성을 높이겠다”고 덧붙였다.
올해 95세인 버핏의 자녀인 수지, 하워드, 피터는 각각 60대와 70대에 속하며, 이들이 자신의 재산을 직접 관리해야 하는 필요성이 커지고 있음을 강조했다. 버핏은 2006년부터 자신의 재산의 99%를 사회에 환원할 것을 다짐하며 가족이 운영하는 여러 재단에 정기적으로 기부해 왔고, 현재까지 그의 전체 재산의 약 60%를 기부하였다. 가족 재단은 고인이 된 아내의 이름을 따서 설립된 ‘수전 톰슨 버핏 재단’과 세 자녀가 운영하는 세 개의 재단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번 서한에서는 버핏이 추가로 약 13억 달러, 한화로 약 1조9000억원의 주식을 가족 재단에 기부했다는 점이 강조되었다.
버핏은 자녀 재단에 대한 기부를 늘리는 것이 자신이 생각하는 버크셔 해서웨이의 미래에 대한 신뢰와 관련 없음을 분명히 하며, 회사에 대한 자신의 확신을 재확인하였다. 또한, 차기 CEO인 그렉 에이블 부회장에 대한 주주들의 신뢰가 자리잡을 때까지 자신이 보유한 버크셔 해서웨이 주식을 계속 보유할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내 자녀들은 이미 그렉을 100% 지지하고 있으며, 이사회도 그와 같은 견해”라고 강조했다.
현재, 버핏은 약 1490억 달러, 한화로 약 217조원에 달하는 버크셔 해서웨이 주식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 주식의 주당 가격은 약 75만1480달러에 달한다. 그는 자신의 건강 상태에 대해서도 언급하며, “평상시 좋은 기분으로 지내고 있으나, 나이가 들면서 몸의 움직임이 느려지고 읽는 것이 어려워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여전히 주 단위로 사무실에 출근하여 유능한 인재들과 함께 일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서한은 버핏이 CEO 자리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힌 이후 처음으로 발표된 공식적인 메시지이며, 업계에서는 그의 60년 경영 여정을 마무리하는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앞으로도 그는 매년 추수감사절에 주주 서한을 계속 공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