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의 대표적인 기술 기업인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MS)가 대규모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를 통해 유럽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고 있다. 구글은 독일에, MS는 포르투갈에 각각 수조원의 자금을 투입해 데이터센터를 건설할 계획을 발표했다. 이와 함께 엔비디아와 앤트로픽 등 다른 주요 AI 기업들도 유럽 내 투자 및 협업을 확대하고 있어, 유럽이 새로운 AI 산업 허브로서의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구글의 알파벳 자회사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2029년까지 55억 유로(약 9조3000억원)를 독일 AI 인프라 구축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 투자로 인해 독일의 국내총생산(GDP)에 매년 약 10억1600만 유로(약 1조7000억원)의 기여가 예상되며, 9000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보인다. 구글은 프랑크푸르트 인근의 디첸바흐에 새 데이터센터를 건설하고, 지난해 개장한 하나우 데이터센터도 확장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구글은 유럽에서 AI 기능을 확장하는 데 필요한 컴퓨팅 자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구글이 이 데이터센터에서 사용할 전력은 독일의 에너지 기업 엔지(Engie)와 협력하여 청정 에너지를 구매해 공급할 예정이다. 더불어, 구글은 육상 및 해상 풍력과 태양광 에너지를 포함한 무탄소 에너지 사용을 확대할 계획이며, 이를 통해 2026년까지 독일 사업장에서의 탄소 배출 없는 에너지 비율을 85%로 높일 목표를 세우고 있다. 또한 뮌헨에 위치한 출장소 ‘아르눌프포스트’와 프랑크푸르트 및 베를린 사무소도 확대할 계획이다.
한편, MS는 포르투갈의 항구 도시인 시네스에 100억 달러(약 14조6000억원)를 투자해 데이터센터를 건설하기로 했다. MS는 엔비디아와 데이터센터 개발 기업 스타트캠퍼스, AI 인프라 전문 기업 엔스케일과 협력하여 이번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포르투갈이 유럽 AI 개발의 책임 있는 기준을 세우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포르투갈의 대서양 연안이 유럽, 아프리카, 아메리카 대륙을 연결하는 해저 케이블의 중요한 허브 역할을 하며, 월드와이드웹(WWW)의 중추적 위치인 만큼 이상적인 데이터센터 건설 장소로 평가되고 있다. 이 외에도 엔비디아는 최근 도이체텔레콤과의 협력을 통해 뮌헨에 세계 최초의 AI 산업단지를 건설하기 위해 10억 유로(약 1조7000억원)를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앤트로픽은 프랑스와 독일에 새로운 사무소를 설립하고 UK와 아이슬란드との 협업을 강화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유럽연합(EU)이 AI 기업의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관련 법규를 간소화하고 규제를 완화할 것이라는 소식과 맞물리며 더욱 주목받고 있다. EU 집행위원회는 AI 기업의 지역 내 투자를 유도하기 위한 조치를 고려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유럽 시장에서 AI 산업의 발전이 가속화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