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가 내년 2월 28일 퇴임한다고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12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보스틱 총재는 Fed 내에서 통화 긴축을 선호하는 대표적인 ‘매파’로 알려져 있으며, 애틀랜타 연은 총재로서는 첫 흑인이자, 공개적으로 동성애자임을 밝힌 인물이다. 그는 2017년 6월 애틀랜타 연은 총재로 취임해 내년 2월에 5년 임기를 마치게 된다.
올해 59세인 보스틱 총재는 연임이 가능하지만, 자신이 선택한 길은 퇴임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그는 과거에 공직자 재산 검증과 관련해 Fed 규정을 위반한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현재 애틀랜타 연은 총재는 통화 정책을 결정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2027년부터 투표권을 가지게 되므로, 보스틱 총재의 퇴임이 단기적인 정책 변화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보스틱 총재는 올해 FOMC의 투표권이 없었지만, 지난 9월과 10월 두 차례 금리 인하를 지지하는 입장을 표명했다. 그는 완화적인 통화 정책이 인플레이션을 다시 불러올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블룸버그 통신 등은 보스틱 총재의 퇴임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금리 인하 요구와 정치적 압력을 고려할 때 Fed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은 총재를 직접 임명하지 못하지만, 연은 총재의 임명은 Fed 이사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과거에 트럼프 대통령은 제롬 파월 Fed 의장이 금리를 크게 인하하지 않는다고 지속적으로 비판해왔다. 최근에는 아드리아나 쿠글러 Fed 이사가 임기를 남기고 갑작스레 사임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측근인 스티븐 마이런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장을 자리에 앉히기도 했다. 또한, 그는 리사 쿡 Fed 이사 해임을 시도하며 Fed를 더욱 자신의 입맛에 맞게 조정하려고 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한편,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도 차기 Fed 의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으며, 그는 최근 워싱턴D.C.의 이코노믹 클럽 행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제안한 0.5% 금리 인하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또한, 자신이 차기 Fed 의장으로 지명된다면 이를 수락하겠다는 의사를 피력했다.
이번 보스틱 총재의 퇴임은 미국 경제와 통화 정책에 큰 변화를 가져올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으며, Fed 내에서의 정치적 세력 구도를 더욱 복잡하게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