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연합(EU) 국가들이 이르면 2026년부터 중국산 저가 소포에 대해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조치는 현재 시행 중인 150유로(약 25만5000원) 이하의 저가 소포에 대한 면세 혜택을 폐지하는 방향으로 추진되고 있다. 이는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들이 유럽 시장을 대상으로 저가 상품을 대량으로 공급하는 데 대한 규제를 강화하기 위한 조치로 분석된다.
지난 9월, 벨기에 리에주 인근 비에르세 공항에서 세관 요원들이 소포를 검사하는 모습이 보도됐다. 이처럼 EU 재무장관들은 13일(현지시간) 브뤼셀에서 열린 회의에서 저가 소포에 대한 면세 폐지에 합의하고, 조속히 이러한 방안을 유럽의회와 협의하기로 했다. 마로시 셰프초비치 EU 무역·경제안보 집행위원은 이날 150유로 미만의 온라인 거래 상품에 대한 면세 혜택을 2026년 1분기까지 조기 종료하고, 새로운 ‘간소화된 임시 통관 수수료’를 부과할 것을 제안했다.
이러한 조치는 중국의 전자상거래 플랫폼인 쉬인(Shein), 테무(Temu), 알리바바(Alibaba) 등과 같은 기업들이 저가 상품으로 유럽 시장에 신속하게 진입하는 것을 견제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셰프초비치 집행위원은 유럽의 산업과 특히 소매업체들이 겪고 있는 경쟁 왜곡 문제를 지속적으로 지적하며, 공정한 경쟁을 위한 필요성을 강조했다. AFP 통신에 따르면, 지난해 유럽으로 들어온 저가 소포는 약 46억 개에 달하며 그 중 91%가 중국에서 발송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는 더 많은 저가 소포가 유입될 것으로 예측된다.
유럽 국가들은 이러한 합의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며 면세 폐지가 신속히 시행되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스웨덴 소매산업협회와 독일 전자상거래협회는 이번 조치가 유럽 시장에서 더욱 공정한 경쟁을 조성할 첫걸음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탈리아의 패션 업계 또한 이번 합의가 자국 섬유 및 의류 산업의 생존에 기여할 것이라고 반겼다.
한편, 영국의 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는 EU가 150유로 미만의 저가 소포에 대한 면세 혜택을 폐지하고, 2028년 중반부터 소포 한 개당 2유로의 수수료를 부과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이탈리아 우편 서비스 회사의 CEO는 시장이 변화에 적응할 것이라며, 작은 비용의 부과가 중국 저가 상품의 매력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러한 일련의 조치는 중국산 저가 상품의 유럽 시장 침투를 저지하며, 유럽 내 산업 보호와 공정 거래 환경 조성을 위한 의미 있는 첫발이 될 것으로 보인다. 키워드: world_new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