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갈아타기 앞두고 ETF 상품 504개 증가, 금융업계 경쟁 치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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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연금 제도의 현물 이전(LM) 시행을 눈앞에 둔 금융업계는 자사 계좌를 통해 거래 가능한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한 상품을 대폭 확충하고 있다. 특히 원리금 비보장성이 특징인 ETF 상품은 전체 수익률의 중요한 척도로 작용하고 있어, 금융기관들은 이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 매일경제신문의 분석에 따르면, 상위 10개 퇴직연금 적립금 보유사들의 ETF 취급상품 수가 지난 6월말에 비해 무려 504개(11.98%) 증가했다. 특히, 고객 이탈을 방지하기 위해 노력 중인 은행과 보험사들이 이 기간에 375개(19.4%)의 ETF를 추가하며 평균 상품 보유 수를 276개에서 330개로 확대했다. 신한은행, 우리은행, NH농협은행의 경우는 각각 500개 이상의 상품을 보유하게 됐다.

이에 반해, 이미 다양한 상품을 제공 중인 증권사들(미래에셋, 한국투자, 삼성증권)도 현물 이전 제도 시행을 고려해 129개의 ETF 상품을 추가, 취급 상품 수를 평균 800개 이상으로 끌어올렸다. 이는 고객에게 폭넓은 원리금 비보장 투자처를 제공하는 것이 핵심 경쟁 요소로 자리 잡았음을 나타낸다.

KB국민은행의 최정연 부센터장은 “최근 퇴직연금 실물이전 제도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며, 특히 수익률에 민감한 젊은 고객들이 전문가와 상의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하며, 고객의 요구에 맞춘 서비스 개발이 시급함을 강조했다.

한편, IBK기업은행의 최근 5년간 수익률 조사 결과, 4.45%라는 수치를 기록하며 상위권에 나타났지만, 전체 은행권 통합수익률은 낮아 은행들의 원리금 비보장성 적립금 비중이 15%에 불과한 현실이 드러났다. 반면, 증권사는 이 비중이 50%를 넘는 수치를 기록하며, 미래에셋증권과 같은 경우는 60% 이상 확보하고 있다.

은행과 보험사들은 실시간 ETF 매매가 불가능하며 이로 인해 반응 속도가 뒤처질 수 있다는 단점을 안고 있다. 현재 퇴직연금 계좌는 익일 거래만 가능하여 변화하는 시장에 즉각적으로 대응하기 어려운 상황이며, 이로 인한 수수료 부담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퇴직연금 총비용부담률은 은행이 0.412%로 가장 높았다.

증권사들은 또한 다양한 부가 서비스 제공에 주력하고 있다. 예를 들어, 미래에셋증권은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를 통해 고객 맞춤형 포트폴리오를 제공하고 있으며, 삼성증권은 연금 상담을 위한 전문가를 배치하고 있다. 이러한 전문화된 자산관리 서비스가 직접적인 경쟁력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퇴직연금 시장이 앞으로 더욱 성장할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강성호 보험연구원 선임 연구위원은 “퇴직연금과 같은 사적연금이 향후 국민연금을 초과하는 최대 노후 자금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하며, 변화하는 인구 구조와 함께 향후 퇴직연금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임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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