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30대 그룹에서 임기를 앞둔 CEO급 대표이사 515명이 연임 혹은 퇴임의 중요한 갈림길에 서 있다. 연말 인사철을 맞이한 재계는 큰 긴장감 속에서 인사 발표를 주시하고 있다. 글로벌 헤드헌팅 전문기업 유니코써치의 조사에 따르면, 2025년 1월 초 이후로 임기가 남아있는 사내이사는 총 3704명에 달하며, 이 중 1145명이 내년 상반기 중에 임기가 종료될 예정이다. 사내이사 전체의 30.9%에 해당하는 이들은 이번 연말과 내년 초 임원 인사에서 중대한 결정의 대상이 되고 있다.
특히 주목받고 있는 것은 삼성과 SK를 포함한 4대 그룹의 CEO 인사 변경 사항이다. 이들 그룹에서 내년 상반기에 임기가 종료되는 사내이사는 총 219명이며, 그 중 99명이 대표이사 타이틀을 가진 경영자다. SK그룹이 98명으로 가장 많은 사내이사 수를 보유하고 있으며, 그 가운데 41명이 CEO급이다. 이어 lg그룹이 51명(26명 대표이사), 삼성 39명(17명), 현대차 31명(15명) 순이다.
삼성전자의 사내이사 변화에 대한 관심이 특히 높은 상황이다. 현재 삼성전자의 사내이사 4명 중 3명이 내년 상반기에 임기가 종료된다. 이들은 노태문 사장, 박학규 사장, 이정배 사장이다. 이들의 거취에 따라 향후 인사 결정이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한종희 부회장은 2026년 3월까지 임기가 남아 있어 그 여부 또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더욱이 SK그룹 계열사에서는 곽노정 SK하이닉스, 박원철 SKC, 윤병석 SK가스 대표 등이 내년 상반기 임기가 종료된다. 현대차 그룹에서는 송호성 기아 대표이사와 이규석 현대모비스 대표이사가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어 의미 있는 인사 결과가 쏠린다. LG그룹에서는 권봉석 LG 대표이사와 신학철 LG화학 대표이사의 연임 여부가 이사회에서 중요한 선택지가 될 것이다.
특히 카카오그룹이 내년 상반기 중 임기가 종료되는 사내이사가 108명으로 가장 많고, 이 중 85명이 대표이사로서 주요 경영진이 새로운 선택을 해야 할 시점에 있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김병학 카카오브레인 대표이사가 여기 포함된다.
김혜양 유니코써치 대표는 “경영환경이 어려운 시기에는 기업의 방향을 새롭게 설정하고 침체된 분위기를 전환하기 위해 새로운 인재를 중심으로 한 인사 경향이 더욱 두드러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올해 국내 대기업의 인사에 대한 관심은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으며, 기업들은 이러한 변화 속에서 회복과 반전을 꾀하고 있다.
이번 조사 대상은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한 자산 순위 상위 30개 그룹으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진행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