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미국 클라우드 서비스 대기업에 대한 디지털 시장법 조사 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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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은 아마존웹서비스(AWS)와 마이크로소프트(MS) 애저를 대상으로 디지털 시장법(DMA) 적용 여부 조사를 시작했다. 테레사 리베라 EU 청정·공정·경쟁 담당 부집행위원장은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는 유럽의 경제 경쟁력과 회복력에 매우 중요한 요소”라며, “이 전략적 부문이 공정하고 개방적인 방식으로 성장했으면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AWS와 MS의 클라우드 서비스가 DMA의 규제를 받을 필요가 있는지 면밀히 검토할 계획이다.

EU 집행위원회는 이 두 기업이 기업과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클라우드 서비스에서 강력한 시장 지위를 가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AWS와 MS가 클라우드 서비스를 위한 ‘게이트키퍼’로 지정되어야 하는지를 평가하기 위한 조사와, DMA가 클라우드 컴퓨팅 부문에서의 반경쟁적 관행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에 대한 별도의 조사로 나뉘어 진행된다. 이 조사는 12개월 내로 마무리될 예정이며, 18개월 이내에 최종 보고서가 발표될 계획이다.

지난해 3월에 전면 시행된 DMA는 대형 플랫폼 사업자의 시장 지배력 남용을 방지하기 위한 법적 장치로, 일정 규모 이상의 플랫폼 사업자를 ‘게이트키퍼’로 지정하고 불공정 행위를 금지하는 내용이 포함된다. 만약 위반 사항이 발견될 경우, 글로벌 매출의 최대 10%에 해당하는 과징금이 부과될 수 있다. 현재 애플을 비롯한 7개 기업이 게이트키퍼로 지정되어 있으며, 그 중 5개가 미국 기업이다.

EU는 불과 일주일 전에도 구글에 대한 공식 조사를 시작했다. 구글의 스팸 방지 정책이 언론사와 뉴스 매체에 대한 부당한 대우로 이어졌는지 여부를 살펴보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러한 일련의 조치는 유럽 내에서의 디지털 주권 강화를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해석될 수 있다.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 디지털 주권 정상회의’에는 유럽 23개국의 정치인과 전문가들이 모여 논의에 참석했다. 이에 대해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유럽은 글로벌 거대 테크 기업에 대한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라며, 유럽이 더 이상 미국이나 중국 기술 기업의 ‘속국’이 되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공공 조달 정책을 통해 ‘유럽 우선주의’를 필수적인 원칙으로 삼아야 한다”라는 입장을 피력했다.

헤나 비르쿠넨 EU 기술주권 담당 수석 부집행위원장은 “우리의 목표는 인공지능(AI)과 첨단 기술 분야에서 뒤쫓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주도하는 것”이라며, 유럽이 가진 시장과 인재, 야망을 활용하여 투자와 혁신을 실현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한편, 독일 dpa 통신에 따르면, 이번 회의에서 클라우드 컴퓨팅과 정부 및 기업 데이터 저장을 위해 유럽이 자체적으로 안전한 인프라를 어떻게 개발할 것인지가 핵심 쟁점으로 다뤄질 예정이다. 이러한 노력이 곧 유럽 내 디지털 독립성을 강화하는 중요한 발판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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