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파, 일본 출연 논란…중일 갈등이 K팝 그룹까지 영향 미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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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인기 걸그룹 에스파가 일본 방송 프로그램 출연 여부를 놓고 논란에 휘말렸다. 최근 중일 간의 외교 갈등이 연예계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에스파의 중국인 멤버 닝닝의 출연을 반대하는 청원이 일본 청원 사이트에 올라왔다. 해당 청원은 18일 오후 기준으로 5만 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다.

이번 논란은 일본의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가 ‘대만 유사시 개입’ 발언을 한 이후 심화된 중일 갈등의 불똥이 K팝 그룹까지 튄 결과다. 청원자는 에스파의 출연이 일본을 대표하는 공식 행사인 ‘홍백가합전’에 적합하지 않으며, 역사적 맥락을 고려했을 때 일본의 국제적 이미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번 사태는 일본 보이그룹 JO1의 팬미팅 취소와 맞물려 있다. 중국 음원 플랫폼 QQ뮤직에 따르면 JO1의 광저우 팬미팅이 불가피한 이유로 취소되었으며, 이는 중일 외교 갈등으로 인해 일본 스타의 중국 활동에 제약이 뒤따르고 있다는 분석으로 이어졌다. JO1은 ‘프로듀스 101 재팬’에서 데뷔한 그룹으로, 한일 합작으로 설립된 라포네 엔터테인먼트 소속이다.

에스파의 중국인 멤버 닝닝은 2022년 원자폭탄 폭발 직후의 구름을 연상시키는 조명을 SNS에 게시하여 일본 누리꾼들로부터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이러한 과거의 사건이 재조명되며, 현재 중일 간의 갈등이 격화되는 가운데 그의 홍백가합전 출연 취소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중국에서는 일본에 대한 보복 조치가 이어지고 있다. 다카이치 총리의 발언 이후, 중국 당국은 일본 여행 및 유학 자제령을 시행하고 있으며, 일본 영화 상영 제한 등 과감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 중국발 일본행 항공권은 49만 건 이상이 취소됐고, 일본 애니메이션 ‘귀멸의 칼날: 무한성편’의 관객 수는 개봉 사흘 만에 급격히 감소하며 사실상의 불매 상태에 들어갔다.

또한, 일본 연예인들은 중국의 반응을 의식하여 ‘하나의 중국’ 원칙을 지지하는 발언을 늘리고 있다. 일본 가수 메이리아는 “중국은 내 두 번째 고향”이라고 표현하며 친중 발언을 하였다. 이는 일본 연예계 전체가 중국 시장의 동향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에스파의 향후 일본 활동이 중일 관계의 긴장도를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지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오는 12월 31일 방송되는 홍백가합전에서 에스파가 무대에 설 수 있을지는 중일 간의 외교 상황에 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현재로서는 K팝이 국제적으로 강력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가운데, 정치적인 요인이 연예계에 미치는 영향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만드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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