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슈 휘태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주재 미국 대사가 독일에 나토의 군사 작전을 총괄하는 지휘권을 이양하고 싶다는 의견을 밝혔다. 지난 18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안보 회의에서 휘태커 대사는 “독일이 미국에 ‘유럽동맹 최고사령관직(SACEUR)을 맡을 준비가 됐다’고 말하는 날이 오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러한 발언은 유럽의 군사 역량이 미국 수준에 도달하는 것이 공감대에서 중요한 목표가 되어야 한다는 논의를 촉구하는 차원에서 이루어졌다.
유럽동맹 최고사령관직은 나토의 모든 군사 작전을 총괄하는 실질적인 자리로, 대서양에서의 군사 작전 조정 역할을 수행하는 미군 유럽사령관이 겸임하는 것이 전통이었다. 이 자리는 초대 최고사령관인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장군 이후 75년 이상 동안 단 한 번의 예외 없이 미군 4성 장군이 맡아왔으며, 이는 미국의 유럽 안보 책임을 상징적으로 나타내는 부분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이 지휘권을 유럽에 이양할 가능성이 자주 언급되었지만, 최근에는 알렉서스 그린케위치 미 합참 작전국장이 이 직책에 지명되면서 유럽에서는 상대적으로 안도의 기색이 감지되었다. 그러나 휘태커 대사가 다시금 지휘권 이양의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유럽 각국에서는 당혹스럽다는 반응이 나타나고 있다.
독일 측은 즉각적으로 불만을 표명했다. 나토 내 독일 대표인 볼프강 빈 장군은 패널 토론에서 “나는 조금 다른 견해를 가지고 있다”며 명확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독일이 나토 내에서 더 많은 책임을 맡고자 하는 의지는 있으나, 최고사령관직은 “미국의 핵심 책임”이라는 점을 강하게 반박했다.
휘태커 대사는 이러한 발언 이후 자신의 소셜 미디어 엑스(X·구 트위터)를 통해 “내 메시지는 동맹국들이 헤이그 정상회의에서 약속한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는 것”이라면서 “국방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산업 협력을 강화하며 회복탄력성을 구축하고 결속력을 유지하도록 하라”고 강조했다. 이는 나토 회원국들이 지난 6월 네덜란드 헤이그 정상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에 따라 2035년까지 연간 국내총생산(GDP)의 5%를 국방비에 투입하기로 합의한 이후 나온 발언이다.
이번 논의는 유럽의 방위 능력을 강화하고자 하는 흐름 속에서 치러졌으며, 미국의 군사적 지원이 유럽 안보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에 대한 중대한 질문으로 이어지고 있다. 전반적으로 휘태커 대사의 발언은 유럽 국가들의 군사적 자주성 확보와 미국의 안보 제공자 역할 간의 복잡한 역학관계를 더욱 부각시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