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럽중앙은행(ECB)이 스테이블코인의 빠른 성장에 따른 금융 안정성 리스크에 대해 경고했다. ECB는 스테이블코인이 유럽 금융 시스템에 미치는 잠재적인 위협에 대해 우려하며, 이들이 기존 금융 구조와 증가하는 연계성을 통해 시스템 리스크를 증대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발표된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유로존에서의 스테이블코인의 실제 사용은 상당히 제한적이며, 예금 이탈을 직접적으로 유발하지는 않았다고 ECB는 평가했다. 현재 유럽 내 스테이블코인의 총 규모는 약 3억 9,500만 유로(약 439억 원)로, 전 세계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99%를 차지하는 약 2,800억 달러(약 280조 원)와 비교했을 때 미미한 수준이다. 그렇지만 ECB는 향후 시장의 확대 가능성과 전통 금융과의 접점이 늘어날 것을 고려하여, 면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특히 같은 브랜드의 스테이블코인이 여러 국가에서 발행될 경우를 주목했다. 유럽의 환매 조건이 상대적으로 관대하다는 점에서 외국 투자자들이 EU에서 발행된 스테이블코인을 환매 수단으로 악용할 우려가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은 유럽 내 거주자들의 예금 보호를 약화시키고, 금융 리스크를 전이할 수 있는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또한 보고서는 특정 스테이블코인 두 개가 시장을 과도하게 지배할 경우, 시장 불안 상황에서 미국 국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경고하고 있다. 유로존 내 예금 이탈 가능성에 관해서는 기존 규제인 MiCA(미카; 유럽 암호화폐 시장 규제안)가 보호 장치를 제공하고 있으나, 도매 예금의 경우 소매 예금보다 이탈 속도가 더 빠르고 민감하다는 점에서 여전히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MiCA는 스테이블코인 발행사가 단일 큰 은행에 전체 준비금의 10% 이상, 중소 은행에는 5% 이상을 예치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규정은 특정 은행에 대한 과도한 익스포저를 방지하기 위한 것이지만, 대형 스테이블코인의 경우 이러한 한도만으로도 개별 은행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은 여전히 리스크 요소로 남아 있다.
이번 보고서는 유럽 규제당국이 스테이블코인을 단순한 디지털 결제 수단으로 한정짓지 않고, 전체 금융 안정성 관점에서 여러 각도에서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음을 분명히 보여준다. 앞으로 시장이 확대되는 과정에서 작은 균열조차 시스템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인식 아래,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규제와 감시는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같은 상황을 감안할 때, 스테이블코인의 금융 시스템 편입 가능성은 기회이자 동시에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도매 자금의 민감한 흐름은 전통 은행의 안정성에 위협이 될 수 있으므로, 규제 기관의 사전 대응이 매우 중요한 상황이다. 따라서 스테이블코인 출시에 관심이 있는 기업이나 프로젝트는 유럽의 규제 환경을 면밀히 이해하고 적응 전략을 마련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장기적으로는 준비금 운영과 발행 구조에서 분산화와 투명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한 레퍼런스가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