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제결제은행(BIS)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토큰화 머니마켓펀드(TMMF)가 암호화폐 생태계 내에서 주요 담보 자산이자 저축 수단으로 자리잡고 있으며, 이에 따른 리스크와 규제 필요성을 강조했다. BIS는 TMMF가 빠른 금융 혁신과 함께 성장하는 가운데, 이자 지급 기능으로 스테이블코인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주요 차별화 요인은 TMMF가 국채와 같은 안전 자산에 투자하여 시장 금리를 기준으로 투자자에게 수익을 분배하는 점이다. 반면, 기존의 스테이블코인은 가치 안정을 주요 목표로 하며 이자 지급이 제한돼 있는 경우가 많아 TMMF의 수익률이 더욱 매력적인 선택지로 떠오르고 있다. BIS는 이러한 고금리 환경 속에서 TMMF가 온체인 담보물로 자리잡고 있음을 인식하고 있다.
TMMF 시장은 최근 2년 간 폭발적인 성장을 나타내고 있으며, 2023년 말 약 7억 7천만 달러(약 1조 원) 규모에서 2025년 10월까지 약 90억 달러(12조 6천만 달러)로 확대되었다. 처음에는 소규모 자금 전송에 적합한 스텔라 블록체인이 선호되었으나, 기관 투자자들이 진입하면서 이더리움이 시장의 50%를 점유하여 주요 네트워크로 부상했다. 블랙록과 같은 전통 금융 권력의 진출이 TMMF 시장 성장에 기여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TMMF의 ‘허용 목록(Allow-listing)’ 방식은 완벽한 규제 수단이 아니라고 BIS는 지적했다. TMMF는 신원이 확인된 지갑 간의 거래만 허용하지만, 이는 TMMF 토큰이 다른 토큰으로 변환되거나 디파이(DeFi) 프로토콜에서 사용될 가능성을 무시하기 때문에 우회가 가능하다. 또한, TMMF 토큰이 즉시 거래되는 반면 기초 자산인 국채 등은 전통적인 결제 주기를 따르므로, 이로 인해 유동성 불일치가 발생하여 시장 스트레스 상황에서 취약성을 초래할 위험이 존재한다.
BIS는 TMMF와 스테이블코인 간의 복잡한 연결관계가 시스템 리스크를 증가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TMMF가 스테이블코인으로 즉시 환매되는 기능을 제공할 경우, 이는 두 시장 간의 충격을 상호 전파하는 경로가 될 수 있다. 투자자들이 TMMF를 담보로 스테이블코인을 빌리고 이를 다시 TMMF를 매수하는 레버리지 전략은 시장 하락 시 청산 소용돌이를 유발할 수 있는 가능성도 내포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BIS는 TMMF가 전통 금융과 글로벌 디파이(DeFi)를 연결하는 중요한 접점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규제 차익과 자금 세탁 방지(AML) 등의 문제 해결을 위해 국제적인 공조가 시급하다고 경고했다. BIS는 “현재의 파편화된 규제 환경에서는 규제 차익 거래나 자본 흐름의 변동성 위험이 커질 수 있으며, 각국 당국의 합의된 표준 마련이 필요하다”고 요청했다.
이번 BIS의 보고서는 TMMF의 급성장과 그로 인한 잠재적 리스크를 경고하며, 미래의 금융 시스템이 어떻게 변화할지에 대한 중요한 정책적 시사점을 제공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