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기업인들, 트럼프에 고가 선물로 뇌물 공여 혐의 고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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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의 기업인들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에게 황금 롤렉스 시계와 금괴 등 고가의 선물을 제공한 사건이 뇌물 공여 혐의로 고발되었다. 스위스 녹색당 소속의 그레타 귀진과 라파엘 마하임 의원은 이날 연방검찰청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이들은 스위스 기업들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공한 선물이 국제적으로 허용되는 범위를 넘어서며, 이는 관세 인하 및 개인의 이익을 위한 뇌물로 간주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사건은 트럼프 행정부가 8월에 스위스산 수입품에 39%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시작되었다. 당시 스위스 대표단은 카린 켈러주터 스위스 대통령과의 협상이 결렬된 후, 기업들이 직접 트럼프와 접촉하기로 했다. 9월 4일, 롤렉스와 MKS팜프그룹, 리치몬트의 CEO들이 백악관을 방문해 관세 문제를 논의했으며, 이 자리에서 그들이 트럼프에게 선물한 황금 롤렉스 시계와 특별 제작한 금괴가 논란이 되었다.

특히, 이 금괴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두 차례 대통령 임기(제45대와 제47대)를 기념하기 위해 각각 ’45’와 ’47’이 새겨져 있었다. 이들 선물의 총 가치는 수억 원으로 추정되며, 이는 그들의 외교적 접근이 얼마나 전략적이었는지를 보여준다. 고발된 기업인들 사이에서는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기준을 초과한 수준의 선물이 뇌물로 간주될 수 있음을 우려하는 기류가 나타나고 있다.

스위스 형법에 따르면 외국 공무원이나 국제기구 관계자에게 부당한 이득을 제공한 경우,5년 이하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다. 이후 9월 14일, 미국 정부는 스위스산 수입품의 관세를 15%로 낮추기로 합의하면서 스위스는 2028년까지 2000억 달러 규모의 직접 투자를 약속했다. 이 협상의 결과는 스위스에서 ‘굴욕적’이라는 비판을 받았으며, 기업들이 국가의 외교 및 경제 정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기 파르믈랭 경제장관은 기업인들이 전달한 선물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다면서 논란을 일축했다. 그는 “우리는 악마와 거래하지 않았으며, 영혼을 팔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발언은 스위스의 외교 정책이 기업인의 사적 이해관계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려는 의도였다. 그러나 이러한 해명에도 불구하고, 스위스 사회에서는 국가의 외교적 입장이 경제적 이익에 의해 흔들리는 결과에 대한 우려가 여전히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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