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대기업들이 자회사 상장 규제로 인해 해외 거래소로 눈을 돌리고 있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자본시장 활성화를 저해하는 규제로 인해 신규 상장 시가총액이 4년 전의 13%에 불과하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으며, 이는 대기업들이 기업공개(IPO) 마저 ‘탈(脫)한국’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현재 홍콩증권거래소가 LS그룹과 접촉해 자회사 상장을 위한 혜택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LS그룹은 지주회사인 LS의 증손회사인 에식스솔루션즈의 코스피 상장을 추진 중인 상황이다. 이들은 상장을 통해 모기업의 재무 부담을 줄이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으나, 한국거래소는 소액주주들의 반발을 이유로 자사주 전량 소각을 요구하고 있다. LS그룹은 이를 “기업 경영에 대한 월권”이라고 반발하며, 국내 상장이 무산될 경우 홍콩으로의 상장 방침을 고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LS그룹 뿐만 아니라 한화, HD현대와 같은 다른 대기업 자회사들도 상장을 고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이들 기업이 국내 증시 상장이 어려워질 경우 해외 IPO를 모색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미 LG전자와 현대차는 인도 법인을 현지에 상장하였고,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의 합병 법인도 나스닥에 상장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기존에는 물적분할만 금지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대기업들은 자회사 상장 자체도 어렵게 될 것이라는 우려를 가지고 있다. 한 투자은행 관계자는 “지주사 체제를 도입한 기업이 중복 상장 논리 등으로 자본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다면 이는 심각한 역차별”이라며, 대기업 계열사의 해외 상장이 진행될 경우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안정적인 공모주 투자 기회를 잃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상장 조건이 점점 까다로워지면서 국내 상장 기업 수는 감소하고 있다. 올해 유가증권시장 신규 상장 기업 숫자는 7곳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2021년의 절반에도 미치지 않은 수치다. 신규 상장 기업의 시가총액 또한 11조5000억원에 불과하며, 이는 2021년의 13% 수준에 그친다.
이 같은 우량 기업 상장의 부진은 국내 증시 추가 상승의 동력을 줄이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한 금융투자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자본시장 활성화를 고려한다면 자회사 상장 기준을 명확히 설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러한 규제 환경에서 대기업들이 해외 상장을 선택하게 되는 현상이 계속해서 이어질수록, 국내 자본 시장의 경쟁력 또한 점점 더 약화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