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마약 밀반입의 혐의로 복역 중인 후안 오를란도 에르난데스 온두라스 전 대통령을 사면하겠다고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 플랫폼인 ‘트루스소셜’에 에르난데스 전 대통령에게 “완전한 사면을 부여할 것”이라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오를란도 에르난데스 전 대통령은 2022년 2월 퇴임 직후 체포되어 같은 해 4월 미국으로 인도된 후 기소되었다. 미국 검찰은 에르난데스 전 대통령이 2004년부터 2022년까지의 대통령 재임 기간 동안 마약 밀매 조직과 공모하여 마약을 밀반입하고, 이러한 범죄로 취득한 뇌물을 선거자금으로 사용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 6월 뉴욕 맨해튼 연방법원에서 징역 45년형을 선고받아 현재 수감 중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남미의 마약 밀반입 문제에 대해 강경한 태도를 보여왔지만, 이번 사면 발표는 이례적이라는 의견이 많다. 에르난데스 전 대통령은 트럼프의 1기 정부 시절 친미 성향의 보수 정치인으로서 밀접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에르난데스 전 대통령의 체포와 송환, 기소가 조 바이든 전 대통령 재임기에 이뤄진 점은 이번 사면 결정에 영향을 미친 중요한 이유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에르난데스 전 대통령이 “매우 가혹하게 대우받았다”며 그에 대한 신뢰를 표명했다. 그는 또한 오는 30일 치러지는 온두라스 대선을 앞두고, 우파 후보인 티토 아스푸라 국민당 대표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스푸라가 당선된다면 미국은 그의 정책 및 온두라스 국민을 위한 역할을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고, 만약 그가 승리하지 못한다면 지원이 줄어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1월 2기 집권을 시작한 이후 아메리카 대륙 및 주변 지역에서의 영향력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번 발언 역시 이러한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될 수 있다. 트럼프식 먼로주의, 즉 돈로주의(Donroe Doctrine)라는 표현이 나올 정도로 그의 외교정책은 특정 지역에 대한 강한 정치적 개입을 따라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사면 결정은 국내외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되며, 중남미에서의 미국의 정치적 입지를 더욱 강화하려는 그의 의도가 드러나고 있는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