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 홍콩 북부 타이포의 ‘웡 푹 코트’ 아파트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로 인해 적어도 128명이 사망한 가운데, 인도네시아와 필리핀에서 온 가사도우미들이 큰 피해를 입은 것으로 밝혀졌다. 현재 홍콩에서 일하는 외국인 가사도우미는 30만 명 이상에 이른다.
이 화재로 인해 인도네시아 출신 가사도우미 7명이 사망하고 2명이 부상을 당했으며, 필리핀 영사관도 실종된 자국민 가사도우미 1명이 숨진 사실을 확인했다. 실종된 필리핀 출신 12명과 인도네시아 출신 11명의 행방은 여전히 파악되지 않고 있다. 홍콩 당국은 희생자들의 시신 운구와 생존자들의 비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사태 중 특히 주목받고 있는 것은 한 필리핀 여성 가사도우미의 사연이다. 이 여성은 홍콩에 도착한 지 불과 며칠 만에 대형 화재를 맞닥뜨렸으며, 고용주 가족과 함께 집 안에 갇힌 채 3개월 된 아기를 품에 안고 수시간 동안 유독 연기와 열기를 막아내며 버텼다. 아기는 비교적 안정된 상태에서 구조되었으나, 이 가사도우미는 심각한 연기 흡입으로 중환자실에서 치료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에서는 그녀의 빠른 쾌유를 기원하는 메시지가 이어지고 있으며, 많은 이들이 “생후 3개월 아기를 구한 영웅”이라며 그녀를 높이 평가하고 있다. 화재가 발생한 아파트 단지는 32층짜리 건물로 이루어져 있으며, 불은 7개 동으로 빠르게 번져나갔고 진화작업은 43시간이 소요되었다. 홍콩 당국은 29일부터 공식 애도 기간을 선포하고 사건의 경과를 조사할 예정이다.
이 사건은 홍콩 내 가사도우미들, 특히 여성들에 대한 사회적 안전망과 지원의 필요성을 다시금 일깨워 주고 있다. 화재 속에서 보여준 용기와 희생정신은 그들이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지를 상기시켜준다. 이후 당국은 희생자들의 권리를 보호하고, 생존자들에 대한 지원 방안을 마련할 것을 약속했다.
이러한 비극적인 사건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그리고 가사도우미들의 안전과 권리가 보장될 수 있도록 사회 전반의 노력과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