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XRP 선물 시장에서 거래 심리가 급속히 위축되고 있다. 온체인 데이터 분석업체 글래스노드에 따르면, XRP의 미체결약정(open interest)은 10월 초 17억 XRP에서 현재 7억 XRP로 59% 감소했다. 이는 시장에서 자신의 포지션을 정리하는 트레이더들이 대거 발생하고 있음을 나타내며, 투기적 거래 심리가 급격하게 식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글래스노드는 이러한 현상을 ‘플러시아웃(flush-out)’으로 명명하며, 무리하게 들어온 자금이 시장에서 빠져나가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한편, 현재 XRP의 펀딩비도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다. 펀딩비는 무기한 선물 시장에서 롱과 숏 포지션 간의 균형을 위해 지불되는 비용으로, 최근에는 0.01%에서 0.001%로 줄어들며 상승 기대감이 거의 사라진 상태다.
글래스노드는 10월 10일을 XRP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약화된 ‘전환점(turning point)’으로 지목하면서, 시장의 매수세가 줄어들고 구조적으로 불안정한 국면에 진입했다고 설명했다. 이 시기를 기점으로 XRP 보유자 중 수익을 보고 있는 비율은 58.5%로 줄어들었으며, 이는 지난해 11월 이후 최저치이다. 과거 XRP 가격이 약 0.53달러였을 때와 비교하면 현재 2.15달러로 4배 이상 급등했음에도 불구하고, 약 41.5%에 해당하는 265억 개의 XRP가 손실 상태에 있다는 사실은 많은 투자자들이 고점에서 매수한 결과라고 해석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상황은 시장이 ‘무거운 구조(top-heavy)’를 형성하고 있다는 경고로 풀이된다. 글래스노드는 이는 ‘늦은 진입자들’이 시장 주도를 하고 있음을 반영하는 신호라고 진단했다. 거시적인 관점에서 볼 때, XRP 시장은 당분간 관망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투기적 거래가 잦아든 가운데, 실질적인 수요가 부족해 시장 상승 동력이 결여된 상황이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향후 미체결약정의 회복 여부와 펀딩비의 반등을 통해 시장 심리를 돌아보는 것이 필수적이다. XRP의 단기적인 가격 변동보다는 중장기적인 가치 증가에 집중하는 전략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