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은행과 국민연금이 원화 가치를 방어하기 위한 650억달러 규모의 외환스왑 계약을 연장하기로 하였다. 이번 결정은 최근 원화의 가치가 급락함에 따라 외환당국이 취한 적극적인 대응 조치로 해석된다. 정부는 수출기업들에게 달러를 시장에 판매하지 않을 경우 정책자금 지원을 중단할 수 있다는 경고도 아끼지 않았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한국은행 총재 이창용, 금융위원회 위원장 이억원 등과 긴급 회의를 개최하며 외환 수급 안정에 관한 논의를 하였다. 이달 말 종료 예정인 외환당국과 한국은행 간의 외환스왑 계약은 연장될 예정이다. 원래 이 계약은 2022년 9월 100억달러로 시작하였으나 지난해 12월에 650억달러로 증액된 바 있다. 국민연금이 원화를 제공하고 한국은행의 외환보유액에서 달러를 빌리는 구조로, 계약 종료 시 국민연금은 빌린 달러를 반환하고 일부 이자를 지급한 후 원화를 돌려받기 때문에 외환시장에 직접 개입하지 않는다.
정부 관계자는 국민연금이 외환스왑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않더라도 계약 연장만으로도 시장에 안정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국민연금이 이 외환스왑의 활용도를 높인다면 원화의 추가 하락을 방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언급이 있었다.
또한, 정부는 수출기업에 대한 경고 메시지도 강화하였다. 기재부는 수출기업의 환전 및 해외 투자 현황을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정책자금 등 기업 지원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최근 10월 말 기준으로 기업들이 5대 시중은행에 맡긴 달러 예금 잔액이 증가하여 443억달러에서 537억달러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은 현상은 9월까지 경상수지 흑자가 827억달러에 달했음에도 원화 약세를 지탱하게 만드는 요인 중 하나로 지적되고 있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서학개미, 즉 해외 투자자들이 이용하는 증권사를 대상으로 조사에 착수하였다. 이 조사는 해외 투자와 관련하여 회원들에게 적절한 설명이나 보호 조치를 제공하고 있는지 점검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환헤지 상품보다 환오픈 상품을 집중 판매하여 환율 불안을 조장했는지에 대한 검토가 이루어질 예정이다. 환오픈 상품은 해외 자산을 환율 변동에 그대로 노출시키는 것으로, 달러 대비 원화 가치 하락 시 수익이 상승하는 구조이다.
이번 조치는 한국은행과 정부가 원화 가치를 방어하고 외환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앞으로의 경제 상황에 따라 추가적인 조치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