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년도 예산안에서 외화표시 외국환평형채권(외평채)의 발행 한도가 사상 최대인 50억 달러로 증액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국회에서 통과된 예산 본회의 수정안에 포함되어 있으며, 당초 제안된 14억 달러에서 3.5배 늘어난 수치다. 외화 외평채는 달러나 유로 등 외화로 표시되는 채권으로, 외환보유액에 편입되어 원화 가치가 하락할 때 방어 수단으로 사용된다. 최근 환율 불안과 원화 하락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이러한 조치가 마련된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발행하는 국채는 채권의 종류에 따라 3년물, 10년물, 30년물 국고채와 원화 및 외화표시 외평채로 나뉜다. 국고채는 정부의 재정 적자 보전을 위한 자금 조달 수단으로 이용되지만, 외평채는 외환보유액을 증대시키기 위한 용도로 사용된다. 특히, 원화 표시 외평채를 통해 모은 원화는 향후 환율이 불리하게 변할 때 원화를 매도하고 외화를 매입하는 데 활용될 수 있다. 반면, 외화표시 외평채는 외환보유액 증대를 위해 발행되며, 이를 통해 원화가 급락할 경우 시장에 달러를 공급하고 원화를 매입하는 방식으로 원화를 방어하는 역할을 한다.
외화 외평채의 발행 한도는 지난해 본예산에서 12억 달러로 시작되었고, 이후 1차 추가경정예산에서 35억 달러로 증가했다. 정부는 원래 내년에 14억 달러로 발행하겠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최근 원화 가치의 급격한 하락에 대응하기 위해 국회가 수정안을 통과시키면서 발행 한도를 50억 달러로 대폭 늘린 것이다. 이러한 결정은 외환보유액을 보다 확충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특히 내년부터는 200억 달러 한도로 대미 투자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에서도 외환보유액의 추가 확충이 필요하다는 입장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서울 외환시장에서는 3일 새벽 2시 기준으로 달러당 원화가 1469.40원에 거래되었으며, 이는 전날 거래 종가인 1468.40원 대비 1.00원 오른 수치이다. 이처럼 환율이 불안정한 가운데에서 외화 외평채의 발행 한도를 대폭 늘린 것은 외환보유액을 안정시키고 원화 가치를 방어하기 위한 중요한 전략으로 평가받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