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콩에서 발생한 대형 아파트 화재 참사의 근본 원인은 입찰 담합과 공사비 부풀리기 등 불법적 부패 행위가 만연한 보수공사 시장에 있다. 이번 사고로 최소 156명이 사망했으며, 이로 인해 홍콩의 노후 아파트 리노베이션 공사에서의 비극적인 현실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홍콩에서는 노후 건물의 보수가 의무화되어 있으며, 매년 30년 이상 된 약 600곳의 건물에 대해 전문 컨설턴트를 고용해 점검이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시스템은 일부 업체들의 탐욕으로 인해 실제 상황과는 어긋나고 있으며, 2022년 말 기준으로 전체 민간 빌딩의 20% 넘는 9600여 채가 50년 이상 된 상태다.
이번 화재가 발생한 아파트 ‘웡 푹 코트’는 32층짜리 건물에서 공사 중이었으며, 고층 건설 현장에서 쓰이는 비계의 그물망이 방염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밝혀졌다. 업체 측은 비용 절감을 위해 방염 기능이 없는 ‘반값’ 제품으로 대체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정이 결국 참사의 원인이 된 것이다.
또한, 내부 문서에 따르면 화재가 난 아파트의 리노베이션 예산은 2023년 9월에 초기 입찰 분석에서 1억5200만 홍콩달러였으나, 최고급 옵션 추가로 인해 최종 금액은 3억3600만 홍콩달러로 급증했다. 이러한 급증은 일반적으로 업자들이 초과 비용을 부풀리는 행위와 관련이 깊다.
‘반입찰담합 부동산소유자연맹’의 관계자는 저가의 계약을 따낸 컨설턴트 업체가 도급업체와 공모하여 실제 비용보다 훨씬 높은 가격에 보수 프로젝트를 맡는 방식이 일반화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비윤리적 관행은 2016년 입찰 담합을 방지하기 위한 기관이 설립된 이후에도 여전히 문제를 일으키고 있으며, 주인 조합 총회에서 계약 최종 승인이 ‘대리 투표’를 통해 조작될 수 있다는 점이 우려된다.
리키 웡, 킹 밸류 부동산투자 컨설턴트는 입찰 과정에서 투명성과 공정성이 크게 훼손되었다고 주장하며, 업자들이 여러 회사를 동원해 의도적으로 입찰에 참여하는 방식이 10년에서 20년간 지속되어 왔다고 주장했다. 이로 인해 안전과 품질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으며, ‘홍콩 내장공사 종업원 공회’ 측은 업자들이 최저가로 입찰한 이후 절차를 무시하거나 기준 미달의 자재를 사용하는 경향이 있다고 경고했다.
결국, 홍콩에 있는 건축 안전 관련 단체는 정부가 보수공사 과정 등을 감독하는 기구를 설립하여 이러한 부조리를 해결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향후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경우 대중의 신뢰를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