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산주가 올해 상반기에 코스피 주도주로 자리 잡았지만 최근 주가는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특히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투 격화로 인해 주가가 급락했다. 4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주가는 전일 대비 1.27% 하락하며 85만50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 9월 말 127만원에서 3분의 1 이상 하락한 셈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한때 코스피 시가총액 5위까지 올랐던 기업으로, 4분기 들어서 주가가 22.76% 하락하면서 시총이 11위로 밀렸다. 이와 함께 현대로템과 LIG넥스원도 각각 19.15%와 28.27% 하락하는 등 방산주 전반이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방산주 주가 하락의 배경에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휴전 논의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전날 유럽 재무장 강화로 주가가 크게 상승했지만, 현재는 지탱할 만한 모멘텀이 부족해 보인다.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들은 10월 들어 강한 매도세를 보였으며, 방산 부문에서 차익 실현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주가는 하반기에 강세를 보이고 있는 반도체주로 수급이 이동한 양상이다. 삼성전자는 4분기에 25%, SK하이닉스는 55% 상승하며 주목받고 있다.
내년 이후 방산 수출의 안정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대형 계약이 필요한 시점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K9 자주포의 사우디아라비아 및 폴란드 수출이 내년에 결정될 예정이다. 또한 사우디아라비아와 에스토니아에서 다연장로켓 천무의 수주도 기대된다. 현대로템의 K2 전차 역시 이라크, 루마니아, 페루 등에 수출을 준비 중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방산주는 해외 경쟁사들과 비교해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부담이 적다는 의견이 있다. 내년 이익을 기준으로 한 주가수익비율(PER)은 독일의 라인메탈이 35배, 프랑스의 탈레스가 21배인데 비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현대로템이 각각 18배, LIG넥스원이 22배로 상대적으로 저평가되어 있다. 이처럼 최근의 주가 하락은 밸류에이션 부담을 완화시켰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한국 방산업체들은 코로나19 이후에도 수주 잔고가 3.6~5년에 걸쳐 이루어져 있어 매출과 이익 반영까지 시간이 더 소요되는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장남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 방산업체들의 주당순이익 연평균 성장률은 32.1%로 유럽 경쟁사의 평균 21.4%를 초과하고 있으며, 중동, 유럽 및 미국으로의 수출 지역 확장성 덕분에 밸류에이션 할인을 받을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지금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의 긴장이 다소 완화되면서 유럽 재무장 움직임이 관심받고 있으며, 미국의 방위 지원 축소가 예고되었지만 유럽은 여전히 러시아의 세력 확대를 경계하고 있다. 방산업체의 수출 마진도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3분기 기타 수출 사업의 영업이익률이 38%를 초과하여 시장 기대치를 상회했다.
LIG넥스원은 현재 수출 비중이 19% 수준인데, 2027년까지 29%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며, 이는 저수익성 수출에서 고수익성 수출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