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백신자문위원회, 34년간 유지된 신생아 B형 간염 예방접종 권고 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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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산하 예방접종자문위원회(ACIP)는 30여 년간 유지된 신생아 B형 간염 예방접종 권고안을 폐기하기로 결정했다. ACIP는 최근 회의에서 백신 접종을 ‘바이러스 양성으로 확인된 1% 미만의 산모가 낳은 신생아’에게만 권장하는 수정안을 채택하였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 결정을 “매우 좋은 판단”이라고 평가하며, B형 간염이 주로 성행위나 오염된 바늘을 통해 전파되는 전염병임을 강조했다. 현재 B형 간염 백신은 신생아의 감염을 최대한 빨리 차단하기 위해 생후 24시간 이내에 접종하는 것이 원칙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 의하면, B형 간염에 감염된 신생아의 약 95%가 만성 간염으로 악화된다.

ACIP는 이번 권고에서 산모가 바이러스 음성인 경우 신생아의 B형 간염 백신 접종에 대한 결정은 의료 제공자와 산모 간의 논의를 통해 진행되도록 했으며, 첫 접종은 생후 2개월이 지나기 전에는 이루어지지 않도록 변경했다. 이는 1991년부터 이어져 온 신생아 B형 간염 백신 접종 권고안을 34년 만에 폐기하는 것으로, 보건 정책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추가로 ACIP는 첫 접종 후 1~2개월 후와 6~18개월 후에 이루어지는 추가 접종 전에 ‘B형 간염 항체 검사’를 받도록 하는 권고안을 내놓았으나, 추가 접종 시기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없었다. 이 권고안은 CDC에서 최종적으로 채택될 가능성이 높으며, ACIP는 의학계에서 널리 인정받는 전문가들로 구성되어 있어 CDC 소장은 보통 ACIP의 결정을 존중해왔다.

그러나 이번 결정에 대해 의료계에서는 강력한 반발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보건복지부 장관이 ACIP 위원을 바꾸면서 백신 회의론적 입장을 보이는 인사들로 재구성된 만큼, 백신 접종에 대한 신뢰성을 저하시킬 우려가 크다. 의료계의 반응은 이미 부정적이며, 소아 감염병 전문의 플로르 무뇨즈 박사는 이번 결정이 “근거 없는 주장에 기초했다”고 비판했다. 빌 캐시디 공화당 상원의원 역시 이 결정이 실수라고 지적했다.

CDC가 채택하는 권고안은 실제 건강보험 정책과 연결되며, 이는 백신 접종의 비용 증가와 의료 제공자의 법적 책임을 증대시킬 수 있다. 특히 현재 케네디 주니어 장관 하의 보건당국은 코로나19 백신의 고위험군에 대한 접종 권고를 하지 않거나, 어린 아이들에게 혼합백신 접종을 중단하라는 제안을 하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정책 변화가 공공 보건에 미치는 악영향을 우려하고 있으며, 의사들이 법적 책임을 겪을 가능성이 커지므로 백신 접종이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추후 이와 관련된 논의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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