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이 다시 튤립과 비교된다면? 이 비유는 이제 그만할 때다

[email protected]



최근 블룸버그의 ‘메린 톡스 머니’ 뉴스레터에서 비트코인을 17세기 네덜란드의 ‘튤립 버블’에 비유하는 논조가 다시 고개를 들었다. 이들은 비트코인의 내재 가치 부족을 주장하며, 현재의 가격 상승이 결국 소멸할 투기의 장이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이와 같은 비교에 대해 정중하지만 강한 반대 의견을 제시하고자 한다. 2025년의 비트코인을 1637년의 튤립과 동일시하는 것은 디지털 경제에 대한 무지이며, 기존 금융권의 변화를 거부하는 오만한 태도이다.

우선, 튤립은 썩는 반면, 비트코인은 영원하다. 튤립 버블이 붕괴한 주요 원인은 공급 초과와 상품성의 부패이다. 누구나 쉽게 재배할 수 있는 튤립은 시간이 지나면 시들어없어졌다. 그러나 비트코인은 수학적으로 2,100만 개로 제한된 발행량을 가진, 인류 역사상 가장 희소한 자산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해킹 사고 없이 16년간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비트코인을 ‘시들면 버리는 꽃’으로 비유하는 것은 기술적 무결성에 대한 심각한 무시라 할 수 있다.

둘째로, ‘스마트 머니’는 결코 바보가 아니다. 블룸버그의 주장이 맞다면,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과 피델리티, 나아가 비트코인을 전략 자산으로 채택하는 많은 국가들은 모두 ‘튤립 투기꾼’으로 낙인 찍혀야 할 것이다. 하지만 기관 투자자들이 비트코인 현물 ETF를 승인하고, 대규모 자금을 투자하는 이유는 비트코인이 단순한 투기 수단이 아니라 인플레이션을 헤지하기 위한 더 안전한 자산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이는 기관들이 튤립과 같은 무형의 홍보에 수조 원을 투자할 이유가 없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셋째, ‘린디 효과’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 비트코인은 지난 16년 동안 수많은 ‘사망 선고’를 받아왔지만, 다양한 도전 속에서도 매번 가격을 갱신하며 우뚝 서왔다. 중국의 채굴 금지, FTX 사태와 같은 수많은 위기 속에서도 비트코인은 자생력을 보여주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처럼 기술과 아이디어의 수명은 그것이 지속된 기간에 비례하며, 비트코인은 이를 충분히 증명하고 있다. 따라서 3년 만에 끝난 튤립 버블과 10년 넘게 금융 시스템의 선택지로 자리잡은 비트코인을 동일한 맥락에서 바라보는 것은 무리다.

현재 우리가 비트코인을 필요로 하는 것은 400년 전의 식물 도감이 아니라, 디지털 시대에 부합하는 새로운 화폐 철학이다. 중앙화된 금융 시스템이 드러내는 모순과 함께 달러 가치의 하락이 계속될수록, 비트코인의 진정한 가치는 더욱 빛을 발할 것이다. 만약 여전히 비트코인을 튤립과 비교하고 있다면, 당신이 걱정해야 할 것은 투기의 거품이 아니라, 다가오는 디지털 금융 혁명에서 소외될 위험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Leave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