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석유 대기업 BP(브리티시 페트롤리엄)는 3분기 동안 저유가와 정제 마진 하락으로 인해 가장 약한 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이 회사는 7월에서 9월 기간 동안 대체 원가 수익으로 23억 달러를 기록했으며, 이는 LSEG가 편집한 컨센서스에 따른 분석가 기대치인 21억 달러를 초과한 수치이다. BP는 올해 2분기에 28억 달러, 3분기에는 33억 달러의 순이익을 보고했다.
이번 분기의 실적은 2020년 4분기 이후 가장 저조한 수준으로, 당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산업 수익이 크게 감소했던 상황을 떠올리게 한다. BP의 CEO인 머리 오클로스(Murray Auchincloss)는 성명에서 “올해 초 설정한 여섯 가지 우선사항을 통해 BP를 더 간단하고 집중하며 더 높은 가치의 기업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고 밝혔다. 그는 “석유와 가스 분야에서 우리는 볼륨보다 가치를 중시하며, 에너지 전환에서 제공되는 기회를 확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BP의 런던 상장 주가는 올해 들어 14% 이상 하락하며 유럽의 경쟁사들보다 나쁜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투자자들이 BP의 투자 가치를 계속해서 의심하고 있다는 증거로 해석된다. 또한, 3분기 동안 유가가 17% 이상 하락하면서 글로벌 유가 수요 전망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BP의 최근 실적 발표는 이 회사가 2030년까지 석유 및 가스 생산을 줄이겠다는 약속을 철회했다는 보도가 나온 직후에 나온 것이다. 이는 CEO 오클로스가 수익성이 높은 화석 연료 사업으로부터의 단기 반환을 우선시하겠다는 계획을 더욱 부각시키는 요소로 여겨진다. 이와 함께 BP는 중동과 멕시코 만 지역에서 석유 및 가스 생산을 확대하기 위한 여러 신규 투자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BP 대변인은 CNBC에 “머리가 올해 초 4분기 실적 발표에서 설명했듯이 방향은 동일하지만, 우리는 더 간단하고 집중된 높은 가치의 기업으로서 결과를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영국의 셸(Shell)과 프랑스의 토탈에너지는 목요일에 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며, 미국의 엑손 모빌(Exxon Mobil)과 셰브론(Chevron)은 금요일에 그 뒤를 이을 예정이다. 한편, 노르웨이의 석유 및 가스 생산 기업 에퀴노르(Equinor)는 3분기 조정 운영 소득이 13% 감소한 결과를 발표하며 분석가 기대치를 하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