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영토 문제는 국민투표로 해결해야”…트럼프는 교착 상태 속 피로감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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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동부 돈바스 지역에서의 군대 철수를 요구하는 목소리에 대해 “영토 문제는 반드시 국민투표 또는 선거를 통해 결정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러시아가 점령하고 있는 돈바스 지역에 대한 미국의 제안인 ‘자유경제구역’ 설정 문제 역시, 영토 이슈가 해결되기 전까지는 수용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 “러시아는 돈바스 전체를 원하고 이를 우리는 받아들일 수 없다”며, “이 문제에 대한 최종 결정은 오직 우크라이나 국민만이 내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선거 및 국민투표를 통해 국민의 의사를 존중할 것임을 거듭 강조했다. 이 말은 지금 진행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재하는 종전 협상에서 영토 문제와 안전 보장이 핵심 쟁점이 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국 측이 제안한 협상안에 따르면, 러시아가 현재 장악한 하르키우, 수미, 드니프로페트로우스크주를 포기해야 한다고 전했다. 러시아가 공식적으로 합병 선언을 하지 않은 이 지역들이 여전히 외교적 지렛대가 되고 있음을 강조했다. 그는 또한, 미국 측이 자포리자 원자력 발전소를 공동 관리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이 문제에 대해 논의 중임을 알렸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교착 상태에 빠진 협상 과정에서 깊은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CNN 보도에 따르면,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은 양측의 극심한 좌절감에 대해 매우 우려하고 있으며, 회의가 단순한 형식으로 진행되는 것에 지치고 있다”고 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유럽 주요국들을 방문하며 지지를 요청한 후, 우크라이나의 구체적인 협상안을 다시 작성해 트럼프 행정부에 전달했다. 이 문서에는 20개 항목이 포함되어 있으며, 각 항목마다 상세한 조건을 설명하는 부속 문서가 있을 수 있다. 젤렌스키는 “미국이 우리의 협력에 균형 잡힌 입장을 취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면서도 “여전히 최종 문서의 형태가 무엇일지를 알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유럽에서도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영국과 프랑스가 주도하는 약 30개국의 ‘의지의 연합’이 자국의 방어비 증액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는 최근 발언에서 “우크라이나의 영토 양보 문제는 대통령과 국민이 결정해야 할 사항이다”라며 이 점을 분명히 했다. 뤼터 나토 사무총장은 전쟁이 유럽의 문턱에 다가오고 있다며 방위비 증액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처럼 우크라이나의 영토 문제와 협상 과정은 더욱 복잡해지고 있으며, 이런 상황 속에서 전 세계는 우크라이나의 향후 선택에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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