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로봇 파산 신청, 중국 기업에 인수 예정

[email protected]



미국의 로봇청소기 제조사인 아이로봇이 경영난으로 14일(현지 시간) 파산 보호를 신청했다. 아이로봇은 자사 주력 제품인 ‘룸바’로 잘 알려진 브랜드로, 이번 파산은 중국의 저가 제품 공세와 치열해진 경쟁으로 인해 수익성이 크게 저하된 결과로 분석된다. 아이로봇은 이후 중국 업체인 피시아 로보틱스에 인수될 예정이다.

아이로봇은 보도자료를 통해 피시아와 구조조정 지원 계약(RSA)을 체결했으며, 이를 통해 피시아가 아이로봇의 지분 100%를 인수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 계약은 아이로봇의 부채를 줄이고 기업이 정상적인 영업을 지속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목적이다. 기존 아이로봇의 보통주는 전량 소각될 예정이다.

아이로봇의 CEO인 게리 코언은 이번 거래가 기업의 재무 상태를 강화하는 동시에 소비자와 파트너에게 연속성을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이로봇은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MIT) 출신 엔지니어들에 의해 2002년 설립되었으며, 룸바 출시 이후 가정용 로봇 누적 판매량 4000만 대를 돌파하고, 2024년 예상 매출은 약 6억8200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저가의 중국 경쟁업체들이 시장에 진입하면서 아이로봇의 수익성이 크게 훼손되었다. 특히, 에코백스 등의 기업들이 급성장하며 아이로봇은 시장 내 위치가 흔들렸다. 2022년 아마존닷컴이 아이로봇을 14억 달러에 인수하겠다는 합의를 했으나, 유럽연합(EU) 경쟁당국의 반대로 인수 계획이 무산되었다. 이후 적격 인수 후보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은 것이 이번 파산의 배경으로 지목된다.

파산 신청 문서에 따르면, 아이로봇은 여전히 미국 및 일본 시장에서 강력한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으며, 미국 시장의 42%, 일본 시장의 65%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치열한 경쟁으로 인해 가격 인하와 기술 업그레이드를 위한 막대한 투자가 필요하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현재 세계 로봇청소기 시장의 상위 5개 점유율을 모두 중국 업체들이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 조사기관 IDC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로봇청소기 시장에서 로보락(16.0%), 아이로봇(13.7%), 에코백스(13.5%), 샤오미(9.7%), 드리미(8.0%)가 상위 5개 업체로 알려져 있다. 이 가운데 아이로봇을 제외한 나머지 4개사가 모두 중국 기업이라는 점이 주목받고 있다.

결론적으로, 아이로봇의 파산 신청은 미국의 전통적인 로봇청소기 기업이 저가의 중국 경쟁업체들에 의해 압박받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향후 로봇청소기 시장의 판도가 크게 변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국 업체들이 로봇청소기 시장을 더욱 지배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Leave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