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령 인플레로 고금리 지속…Fed 내부 적정 금리에 대한 의견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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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최근 기준금리를 세 차례 연속 인하한 가운데, Fed 내부에서 적정 금리에 대한 의견 차이가 뚜렷해지고 있다. 노동시장의 둔화와 지속되는 고물가라는 상반된 경제 흐름 속에서 통화정책 결정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는 평가가 제기되고 있다.

스티브 마이런 Fed 이사는 최근 컬럼비아대학교에서 열린 강연에서 “유령 인플레이션(phantom inflation)이 Fed의 판단을 왜곡하고 있다”며, 현재 기준금리가 지나치게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실제 기저에 존재하는 인플레이션 압력을 면밀히 분석할 필요가 있으며, 현재 측정되는 물가 상승률은 현 시장 상황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마이런 이사는 주택 부문 등 일시적이고 왜곡된 요소를 제외한 근원 물가 상승률이 2.3%에 불과하다고 언급하며, 이는 Fed의 목표치인 2%에 근접한 수치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최근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근원 CPI 상승률은 여전히 전년 대비 3%에 달하고 있어 우려를 낳고 있다. 그는 통화정책이 과도하게 긴축적일 경우, 일자리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반면, Fed 내부의 주요 인사들은 현재 통화정책이 중립 수준에 가까워졌다고 진단하고 있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최근 발표에서 “금리 인하가 통화정책을 중립 수준으로 조정하는 데 기여했다”고 평가하며, FOMC가 고용과 물가라는 두 가지 위험 간의 균형을 맞추기 위한 결정이었음을 강조했다. 그는 중립금리는 경기를 부양하거나 억누르지 않는 이론적 금리 수준이라고 말했다.

수전 콜린스 보스턴 연은 총재도 최근의 금리 인하를 지지하면서도 이를 “아슬아슬한 판단”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더욱 뚜렷하게 상승할 가능성은 줄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5년간 높은 물가가 지속되어 온 점에서 물가 상승의 장기화 가능성을 여전히 우려하고 있다며, 향후 추가 금리 인하에 앞서 인플레이션에 대한 명확한 전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렇듯 Fed 내부에서 적정 금리 수준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이어지는 가운데, 통화정책이 중립 수준에 근접하였다는 인식이 확대됨으로써 향후 추가 금리 인하에 대한 문턱 또한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Fed는 향후 금리 경로를 담은 점도표에서 내년에 단 한 차례의 추가 금리를 예고하고 있어, 완화 기조에 대한 속도 조절 가능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Fed는 최근 기준금리를 연 3.5~3.75%로 0.25%포인트 인하했으며, 이 과정에서 투표권을 가진 12명의 FOMC 위원 중 3명이 반대표를 던진 바 있다. 이는 2019년 9월 이후 처음 있는 일로, 노동시장과 물가 대응이라는 두 가지 과제 사이에서 Fed가 명확한 정책 우선순위를 설정하기가 더 어려워졌음을 나타낸다. 이로 인해 향후 통화정책의 경로에 대한 불확실성과 복잡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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