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건의 부드러운 감촉을 부여하고 정전기를 감소시키며 향기를 더해주기 위해 사용되는 섬유유연제가 오히려 의류의 성능을 저하시킬 수 있다는 경고가 제기됐다. 영국 소비자 단체인 ‘Which?’는 최근 섬유유연제의 과도한 사용이 의류의 기능 및 안전성에 문제를 야기할 수 있음을 주장하며 주의를 촉구했다.
Which?의 수석 과학 자문위원인 주스 라이에 따르면, 섬유유연제로 인해 느껴지는 부드러움은 섬유 자체의 변화가 아닌, 왁스 성분의 코팅이 섬유를 감싸면서 피부와 옷 사이의 마찰이 일시적으로 줄어드는 현상이다. 그러나 이런 코팅층이 반복된 세탁으로 쌓이게 되면 섬유가 경직되어 뻣뻣하거나 바삭한 질감으로 변화할 수 있으며, 또한 세제가 깊숙이 침투하기 어렵게 되어 오염물과 얼룩 제거 효과도 감소하게 된다.
전문가들 사이에서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되는 점은 섬유유연제가 섬유의 흡수력과 건조 기능을 현저히 떨어뜨린다는 것이다. 잔여물이 섬유를 막아 물이 스며들거나 증발하는 과정을 방해하기 때문에, 수건에 섬유유연제를 사용할 경우 흡수력이 크게 감소해 물기를 효과적으로 닦는 기능이 떨어질 수 있다. 이는 위생적으로도 세척 효율을 낮추게 한다. 같은 이유로 기능성 운동복이나 고어텍스와 같은 방수 소재의 의류도 섬유유연제로 세탁하면 본래의 기능이 저하될 수 있다.
또한 섬유유연제에 포함된 연화제, 향료, 안정제 및 보존제 성분은 피부 자극을 유발할 수 있으며, 특히 강한 향의 제품은 민감한 피부나 아토피 피부염 환자에게 증상을 악화시킬 우려가 있다. 섬유유연제가 지방 성분으로 제조되는 경우가 많아, 의류의 인화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도 유의해야 할 포인트이다. Which?는 난연 처리된 제품에는 섬유유연제를 사용하지 말 것을 권고하고 있으며, 커튼, 가구용 패브릭, 아기 옷, 다수의 어린이용 제품이 이러한 범주에 포함된다.
대안으로는 백식초나 베이킹소다를 활용한 세탁 방법이 제안되고 있다. Which?의 세탁 전문가들은 오염이 심한 의류를 세탁 전 백식초와 물을 혼합한 용액이나 베이킹소다와 물을 혼합한 용액에 잠시 담근 후, 깨끗한 물로 충분히 헹구어 세탁하면 정전기 감소와 얼룩 제거에 효과적이며, 섬유의 질감도 더 자연스럽게 유지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다만, 백식초와 베이킹소다를 함께 사용할 경우 서로 중화되어 효과가 떨어지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결론적으로, 의류의 재질과 용도에 적합한 세탁 방법 선택이 중요하며, 이는 피부 건강과 의류의 수명을 지키는 데 필수적이다. 특히 민감한 피부를 가진 소비자들은 섬유유연제 사용을 피하고 대안적인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더욱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