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셀트리온그룹이 올해 1조원이 넘는 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에 나섰음에도 불구하고, 시가총액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셀트리온의 시가총액은 5.62% 증가해 45조4797억원에 도달했지만, 코스피 지수는 69.09% 상승하며 이를 크게 초월한 성과를 보였다. 셀트리온의 경우 주식이 6.71% 오른 데 그쳤고, 자회사인 셀트리온제약도 코스닥 시장의 상승률인 34.34%에 미치지 못한 14.96% 증가에 그쳤다.
주요 대기업 그룹과의 비교에서도 셀트리온은 크게 뒤처졌다. SK그룹은 SK하이닉스의 주가가 세 배 오르며 시총이 156.68% 증가했고, 삼성그룹은 삼성전자와 삼성물산의 주가 상승으로 81.71%의 성장을 거두었다. 또한, 두산그룹은 두산에너빌리티의 성장이 뒷받침되어 시총이 207.61% 확대됐다. 한화그룹도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오션의 큰 주목을 받아 155.27% 증가하는 등 전체 시장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이루었다.
셀트리온의 주가 부진에는 합병 후 낮은 실적과 대규모 자사주 매입·소각에 대한 신뢰 부족이 큰 영향을 미쳤다는 평이 있다. 셀트리온헬스케어와의 합병 이후 예상보다 더 높은 비용 부담이 발생했으며, 주요 제품인 ‘짐펜트라’의 미국 매출이 예측치를 크게 밑돈 것도 주가에 부담을 주었다. 실제로 회사가 지난해 6000억원으로 예상했던 짐펜트라의 매출은 단 366억원에 그쳤고, 올해 매출 전망치도 낮춰 3500억원으로 조정됐다.
주주환원 정책 또한 시장에서 엇갈린 평가를 받고 있다. 셀트리온은 올해만 8442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했으며, 그룹 전체로는 약 1조9000억원에 달하는 자사주 매입이 이루어졌다. 소각한 자사주도 약 9000억원으로, 이와 함께 무상증자 및 현금배당도 진행했다. 그러나 시장 일각에서는 이러한 주주 친화적 조치가 대주주의 지분율을 상승시키기 위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금융 투자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일부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자사주 소각이 대주주 지분율 상승을 염두에 둔 선택으로 보이며, 주가의 변동성이 크지 않다는 것도 투자 매력도를 떨어뜨리는 요소”라고 언급했다.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 또한 이번 자사주 매입이 단순히 주가 방어를 위한 것이 아니라 후계자 경영권을 위한 지분율 확보 수단이라고 설명하며,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복잡한 상황 속에서 셀트리온은 앞으로의 주가 회복과 시장 내 위치를 다시 찾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