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을 방문한 중국인의 수가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이는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대만 관련 발언을 한 이후 중일 관계가 악화된 것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11월 일본을 찾은 중국인은 56만26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 대비 3.0% 증가했지만, 10월 일본을 방문한 중국인 수인 71만5700명에 비하면 약 15만 명이 줄어든 수치다.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의 기간 동안 일본 방문 중국인의 증가율은 37.5%에 달했으나, 11월의 증가율은 급격히 둔화되었다. 이는 지난 7일, 다카이치 총리가 국회에서 대만 유사시 개입 가능성을 시사하는 발언을 한 뒤, 중일 관계가 급속히 악화되고 중국 정부가 자국민에게 일본 여행 자제령을 발령한 영향으로 보인다.
여행 자제령이 발효된 이후 중일 간 항공편 수는 급감했으며, 중국의 주요 항공사들은 일본행 항공편에 대한 무료 취소 및 변경 지원 조치를 내년 3월까지 연장하였다. 또한, 중국 내 일본 호텔 예약 건수도 크게 줄어, 일본의 숙박 시설 예약 플랫폼인 트리플라에 따르면, 과거 예약 건수에 비해 57% 줄어드는 등 일본을 찾는 중국인의 수는 더욱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11월에 일본을 방문한 홍콩인은 지난해 같은 달 대비 8.6% 줄어든 20만7600명이었으며, 이는 대지진 발생 소문 등으로 인해 전체적으로 관광객 수가 감소했음을 나타낸다. 홍콩 당국 역시 다카이치 총리의 발언을 비판하며 일본과의 공식 교류 행사들을 잇달아 취소하는 상황에 처했다.
반면, 11월 일본을 방문한 한국인은 지난해 동기 대비 10.0% 증가한 82만4500명으로 집계되었으며, 이는 두 달 연속으로 외국인 방문객 수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올해 한국인 일본 방문자의 누적 수는 848만5300명에 달한다. 전체 외국인 방문객 수는 351만8000명으로, 지난해 대비 10.4% 증가하며, 올해 1~11월 누적 일본 방문객 수는 3906만 명에 이르러 연간 기준으로 역대 최대치를 달성하였다.
한편, 홍콩의 한 매체는 중일 간의 관계 악화와 함께 원화의 가치 하락으로 인해 한국이 ‘가성비 관광지’로 떠오르고 있다고 분석하였다. 단체 관광객 무비자 정책과 한중 관계 개선 역시 중국인 관광객의 증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1~10월 한국을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 수는 470만 명에 이르러 지난해 전체 수치를 넘어섰다는 자료도 나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