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와 블록체인 결합, 가능성의 단계를 넘어설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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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과 블록체인이 결합하면서 새로운 가능성이 모색되고 있다. 2023년부터 시작된 AI 열풍은 현재까지도 식지 않고 있으며, 생성형 AI와 대규모 언어 모델(LLM), 오픈소스 AI 모델의 발전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분야도 ‘AI+블록체인’이라는 주제로 시장에 어필하고 있다. 그러나 이 현상은 단순한 마케팅 슬로건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AI와 블록체인은 기본적으로 상호 보완적인 기술로 간주된다. AI는 방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예측을 수행하고 판단을 내리는 역할을 하며, 블록체인은 데이터의 투명한 기록과 검증을 제공하는 기능을 한다. 예를 들어, AI 모델이 생성한 결과물의 신뢰성을 블록체인에서 검증하거나, 데이터 소스를 탈중앙화하여 AI 학습 시 발생할 수 있는 편향성을 줄이는 다수의 사용 사례가 제시되고 있다.

또한, 탈중앙화 AI 마켓플레이스도 주목받고 있다. 페치에이아이(Fetch.ai), 비텐서(Bittensor), 젠신(Gensyn) 등의 프로젝트는 사용자들이 GPU 자원을 제공하거나 AI 모델을 실행하고, 이에 대한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이러한 구조는 데이터 제공자와 모델 학습자, 사용자 간의 역할 분담을 명확히 하고, 이를 블록체인 상에서 자동화해 탈중앙화된 AI 생태계를 가능케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러나 현실은 여전히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현재 고성능 AI 모델은 대규모 GPU 팜과 중앙화된 서버 인프라에 의존하고 있으며, 블록체인 기반 연산은 강력한 보안과 검증성을 제공함에도 불구하고 처리 속도와 비용 면에서는 제약이 존재한다. 따라서 많은 ‘AI 블록체인’ 프로젝트가 기술 검증 단계에 머무르거나, 토큰 인센티브 설계에만 집중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일부 프로젝트는 토큰 발행 및 홍보에만 적극적이며, 실제 사용성과 성능에 대한 구체적인 지표를 제시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백서에서 제안한 기술적 성과를 실제로 증명하지 못한 사례도 적지 않다. 이로 인해 AI는 화려한 키워드로 소비되고 있지만, 이를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신뢰할 만한 기준이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된다.

그럼에도 긍정적인 변화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최근 일부 프로젝트는 대규모 언어 모델을 탈중앙화 자율 조직(DAO) 거버넌스에 활용하거나, 분산형 AI 노드 네트워크를 통해 추론 구조를 실험하고 있다. 영지식 머신러닝(zkML) 같은 기술이 등장하면서 AI 결과의 검증 및 프라이버시 보호를 동시에 이루려는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이는 AI의 ‘블랙박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한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더불어 데이터 제공자와 AI 모델 사용자 간의 실질적인 연결을 중개하는 프로토콜도 등장하고 있다. 단순한 AI 챗봇에서 벗어나 실제 문제 해결을 목표로 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인 신호로 보인다. 특히 의료, 법률, 기후와 같은 높은 신뢰성이 요구되는 분야에서 블록체인과 AI의 결합 가능성은 여전히 높게 평가되고 있다.

결론적으로, AI와 블록체인의 결합은 완전한 해답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두 기술 간의 철학적이고 기능적인 상호보완성은 분명하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업계는 마케팅에 치중하기보다는 기술적 실체와 일관성을 강조하고 있으며, 투자자와 업계 관계자는 ‘AI 활용’라는 문구에 그치지 않고, 실제 구현 방법과 목적, 데이터 흐름 및 결과 검증 구조에 대해 깊이 있는 분석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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