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호주 시드니의 본다이 비치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에서 맨손으로 총기를 빼앗아 추가 피해를 막은 아흐메드 알 아흐메드(43)에게 240만 호주달러, 즉 약 24억 원에 달하는 성금이 모였다. 이 성금은 전 세계 4만3000명이 참여한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모금되었다.
아흐메드는 현재 시드니의 한 병원에서 치료 중이며, 기부금을 전달한 재커리 데레니오스키는 아흐메드의 병실을 방문해 수표를 남겼다. 수표를 받은 아흐메드는 “내가 이 돈을 받을 자격이 있냐”고 물었고, 데레니오스키는 “한 푼도 빠짐없이 그렇다”고 답했다.
이번 모금에는 미국의 유명 헤지펀드 매니저 빌 애크먼이 10만 호주달러(약 9800만 원)를 기부하는 등 많은 사람들이 동참했다. 아흐메드는 자신의 행동에 대해 “내가 사람들을 구한 것은 진심에서 나온 행동이었다”며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이 나라는 세계 최고의 나라”라며 고백했고, “신이시여, 호주를 지켜주소서”라는 기도를 덧붙였다.
기부자들에게는 “모든 인류가 서로 뭉쳐야 한다”고 강조하며, “모든 나쁜 일은 잊고 생명을 구하기 위해 계속 나아가자”고 당부했다. 이번 사건은 지난 14일 유대교 전통 축제 ‘해변 하누카’ 행사 중에 발생했으며, 총기 난사로 인해 15명이 사망하는 비극적인 상황이 연출되었다. 아흐메드는 총기 드는 용의자 뒤에서 은밀히 접근해 몸싸움을 통해 총기를 빼앗았고, 이 과정에서 팔과 손에 총상을 입었다. 그는 현재 수술을 받은 뒤 회복 중이다.
아흐메드는 시리아 출신의 무슬림 이민자로, 2006년 일자리를 찾아 호주로 이주한 후 시민권을 획득하여 두 딸과 함께 과일 가게를 운영하고 있다. 이처럼 평범한 시민이 보여준 용감한 행동은 SNS를 통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었고, 많은 누리꾼들은 그를 “진정한 영웅”으로 칭송했다.
호주 정치계에서도 아흐메드의 행동에 대한 경의가 표시됐다.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는 아흐메드의 병실을 직접 방문해 위로를 전하며 그를 “진정한 호주의 영웅”으로 추켜세웠다. 앨버니지 총리는 언론에 “아흐메드는 우리나라의 가장 훌륭한 모습을 보여준다”며 “우리는 이 나라가 분열되는 것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건은 호주 사회에 큰 센세이션을 일으키며, 시민들의 용기와 연대의 중요성을 일깨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