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3분기 미혼 자녀가 있는 부부 가구의 사교육비 지출이 전년 동기 대비 0.7% 감소하여, 코로나19 이후 처음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소비 심리 위축에 따른 가계의 지출 조정이 반영된 결과로 분석된다.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미혼 자녀를 둔 가구의 월평균 학생 학원 교육비는 41만3000원으로, 작년 같은 시기에 비해 0.7% 하락했다. 2020년 4분기 이후 5년 만에 사교육비가 감소한 셈이다. 사교육비는 코로나19를 지나며 꾸준히 증가세를 유지해왔으나, 이번 감소는 소비 위축의 신호로 해석된다.
사교육비는 초·중·고교생 및 영유아, 재수생의 보충 및 선행 학습 비용을 포함한 단일 지표로, 가정의 교육비 부담을 나타내는 주요 지표로 여겨진다. 팬데믹 기간 동안 식료품과 주거비와 같은 필수 지출은 변동했으나, 사교육비는 일반적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왔다. 그러나 최근 경제 전반의 소비 위축으로 인해 사교육비조차 줄어든 상황이다.
실제 올해 3분기 미혼 자녀가 있는 가구의 평균 소비성향은 68.0%로, 1년 전보다 2.3%포인트 감소했다. 이는 처분 가능 소득 대비 소비 지출 비율이 낮아진 것을 나타내며, 가계가 더욱 보수적으로 지출을 관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같은 기간 이들 가구의 월평균 처분 가능 소득은 666만1000원으로 5.3% 증가했지만, 소비 지출은 453만2000원으로, 증가율이 1.9%에 그쳤다. 이러한 데이터는 물가 인상을 반영한 실질 소비 지출이 줄어들었다는 점에서 미혼 자녀 가구의 경제적 여력이 감소했음을 시사한다.
또한, 사교육비의 감소는 소득 수준에 따라 차이를 보였다. 월평균 소득이 700만 원 이상인 고소득 가구의 학생 학원 교육비는 2.9% 줄어든 반면, 월 소득이 300만~400만 원인 가구에서는 무려 21.3%의 감소율을 기록했다. 이는 고물가 속에서 중·저소득층이 더 큰 타격을 받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사교육비는 종종 ‘미래를 위한 투자’라는 인식으로 쉽게 줄이지 않는 항목이지만, 현재의 경제적 부담은 결국 사교육 지출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고소득층은 교육비 부담을 상대적으로 쉽게 흡수할 수 있는 여력이 있지만, 중·저소득층은 경제적 어려움이 더 클 수밖에 없음을 강조했다. 이러한 분석은 가계의 소비 트렌드 변화와 더불어 소득 격차에 따른 사교육비의 지출 양상이 어떻게 다르게 나타나는지를 잘 보여준다.
결론적으로, 소비 위축이 전반적인 가계 지출의 변화로 이어지며, 사교육비마저 감소한 상황은 경제 전반에 걸쳐 지속적인 압박을 느끼는 가구들의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 앞으로의 트렌드는 이러한 소비 패턴의 지속적 변화를 주목해야 할 시점에 있을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