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00만원을 투자해야 겨우 1주…공모주 시장, ‘부자들만의 게임’으로 전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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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내 공모주 시장에서 일반 투자자들이 점점 더 어려운 상황에 처해지고 있다. 올 11월 이후 상장한 20개의 공모주 중 65%인 13개 종목에서 균등배정 방식으로 배정된 주식 수가 1주 미만에 그쳤다. 이는 균등배정 물량보다 청약 신청 건수가 많아져, 주식을 1주도 받지 못한 투자자들이 발생했다는 의미다. 설계상 균등배정은 최소 증거금만 내면 자산 규모에 상관없이 같은 주식을 배정받을 수 있도록 되어 있지만, 현재 이 제도가 무용지물로 전락하고 있다.

비례배정 방식으로 주식을 받기 위한 청약 증거금이 평균 3400만원에 달하고 있어, 고액 자산가들에게 유리한 구조가 심화되고 있다. 특히, 가장 많은 증거금이 필요했던 종목인 반도체 장비용 소재·부품사 씨엠티엑스의 경우, 투자자는 1억1000만원 이상의 증거금을 내야 겨우 1주를 받을 수 있었다.

공모주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면서, 일반 투자자들은 주식 시장에서 고전하며 빈손으로 돌아가는 경우가 잦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에 대해 제도적인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 이석훈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원은 “부동산 시장처럼 공모주 과열도 규제로 잡기는 어렵고, 시장이 갑작스럽게 냉각될 수 있으므로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공모주는 단기간에 고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매력적인 투자처로 알려져 있지만, 현재의 시스템은 중소 투자자들에겐 불리한 상황을 초래하고 있다. 이러한 경향으로 인해 향후 공모주 시장에서의 투자 환경은 더욱 변동성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일반 투자자들이 안정적인 투자 기회를 찾기 위해 더욱 신중하게 접근해야 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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