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인 바이낸스가 최근 미국 당국과 43억 달러(약 6조 3,686억 원)에 달하는 돈세탁 혐의 합의를 체결한 후에도 여전히 수상한 자금 거래가 발생하고 있다는 충격적인 보도가 나왔다. 파이낸셜타임스(FT)의 보도에 따르면, 바이낸스는 합의 이후에도 대테러 제재 대상과 연관된 여러 계좌와의 거래를 지속적으로 진행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합의 이후에 바이낸스의 매우 심각한 문제는 13개 수상 계좌를 통해 총 17억 달러(약 2조 5,178억 원) 규모의 거래가 이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약 1억 4,400만 달러(약 2,133억 원)는 2023년 11월 합의 이후에 발생한 것으로, 이로 인해 바이낸스의 위기 관리와 자금세탁 방지 시스템에 대한 의구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특히 이 문제에 지적된 계좌들은 이란과 헤즈볼라 관련 자금 네트워크와 연관된 것으로 미국 당국이 판단하고 있는 부분이다. 베네수엘라의 빈민가에 거주하는 계정 하나는 바이낸스를 통해 지난 4년 동안 약 9,300만 달러(약 1,377억 원)의 자금을 이동시켰으며, 이 자금은 테러자금으로 수사의 대상에 올랐다. 또 다른 계정은 25세의 베네수엘라 여성 명의로 등록되어 2년 동안 1억 7,700만 달러(약 2,621억 원) 이상의 암호화폐를 수신하였는데, 이 계좌는 14개월 동안 무려 647회나 은행 정보를 변경하며 자금을 다양한 계좌로 분산시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금융 당국에 의해 ‘무허가 송금업’으로 간주될 수 있는 행위이다.
이외에도 몇몇 계정에서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로그인 기록이 포착되었다. 예를 들어 한 계좌는 오후에 베네수엘라 카라카스에서 로그인한 후, 다음 날 새벽에는 일본 오사카에서 접속한 이력이 있어 해킹 또는 조직적인 계정 오용의 정황이 드러났다.
특히 이 문제의 계정들은 공통적으로 테더(USDT)라는 암호화폐로 자금을 수신했으며, 일부는 이미 이스라엘 당국에 의해 동결된 지갑과 연결되어 있었다. 이러한 지갑은 시리아 국적의 자금세탁 조직원 타우피크 알로와 연관되어 있었으며, 그는 이란과 헤즈볼라, 후티 반군까지 연결된 자금세탁 네트워크의 일원으로 지목됐다.
바이낸스는 이러한 의혹에 대해 “불법 활동에 대한 무관용 원칙을 고수하고 있으며, 의심 거래를 탐지하고 조사하는 시스템을 운영해왔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FT의 보도는 트럼프 대통령이 2024년 10월 위반 혐의로 창펑 자오를 사면한 이후, 바이낸스에 대한 독립적 감시 시스템이 제대로 운영되고 있는지에 대한 의구심을 낳고 있다. 최근 전직 정보기관 관계자들은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낸스를 둘러싼 기업 간의 유착관계가 규제를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고 언급하였다.
전직 미국 연방검사인 스테판 카셀라는 “이러한 활동은 면허 없는 송금업체들이 저지르는 행위에 가깝다”며, “규제 합의 이후에도 이같은 문제가 지속되고 있다는 것은 적절한 감시가 이루어지지 않았음을 나타낸다”고 강조했다.
바이낸스의 합의 이후에도 여전히 발생하는 수상한 자금 흐름은 글로벌 암호화폐 거래소들이 자금세탁 방지 시스템을 제대로 이행하고 있는지에 대한 강한 의구심을 가져오고 있다. 특히 테러 조직과 연관된 자금 거래는 거래소의 도덕적 책임 문제를 넘어 국제적인 정치적 긴장과도 연결될 수 있는 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