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영국의 매체 타임아웃(Time Out)이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서울이 전 세계 도시 가운데 체감 물가가 가장 높다는 결과를 보였다. 이 조사는 주거비와 임대료를 제외하고 외식, 음주, 문화생활 등 일상적인 소비 활동의 비용을 기준으로 진행됐다. 서울 시민들이 느끼는 생활비의 부담이 글로벌 주요 도시 중에서 가장 크다는 점을 드러낸 것이다.
이번 연구는 전 세계 100여 개 도시에서 살아가는 1만8000명 이상의 현지 주민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응답자들은 자주 소비하는 활동의 비용이 ‘감당 가능한 수준인지’를 평가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서울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레스토랑 외식, 커피, 술집 이용, 밤 문화, 문화 공연 등 다양한 항목을 기준으로 소비의 부담을 지각하고 있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서울 시민들이 레스토랑에서 외식하는 것이 가벼운 부담이 아니라고 느끼는 비율은 30%에 불과했다. 밤 문화는 27%가 감당 가능하다고 응답했고, 술 한 잔의 가격에 대해 저렴하다고 느끼는 응답자는 21%에 그쳤다. 커피는 상대적으로 부담이 덜하다고 평가되었지만, 이 경우에도 ‘감당 가능하다’고 응답한 비율은 43%에 불과했다. 즉, 외식과 음주, 여가 등에서 체감하는 비용 부담은 전반적으로 심각하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타임아웃은 서울에 대해 “문화와 밤 문화가 매우 활발한 도시”라면서도, “그렇지만 그 활기와 선택의 폭이 소비의 높이를 결코 줄이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서울의 많은 음식점과 바, 공연장 등이 늦은 시간까지 운영되면서 일상 소비의 체감 가격 상승에 기여하고 있다.
한편, 북유럽 도시들도 체감 물가가 높은 도시로 나타났다. 노르웨이의 오슬로는 외식비 부담이 가장 큰 도시로 꼽히며, 해당 항목에 대해 저렴하다고 느끼는 주민은 24% 미만으로 집계되었다. 스웨덴의 스톡홀름 역시 유사한 부담을 안고 있으며, 영국 런던과 싱가포르도 상위권에 위치해 있다.
반대로 가장 저렴한 생활비로 평가받는 도시들은 남미에서 차지하고 있다. 콜롬비아의 메데인과 보고타는 1위와 2위에 올라, 응답자의 94%가 커피 한 잔의 저렴함을 느끼고 있다고 응답했다. 이어서 중국 베이징, 미국 뉴올리언스와 이탈리아 나폴리가 뒤따랐다.
타임아웃은 이번 조사에 대해 “주거비 및 식료품 물가를 고려하지 않았다”고 강조하고, “도시에서 외식과 문화를 즐기며 살아가는 데 드는 비용에 대한 현지인의 체감 감정을 반영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