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urve DAO가 최근 91억 원 상당의 CRV 토큰 지원 제안을 부결시키면서 커뮤니티 내부에서의 중앙화 우려와 자금 투명성 결여에 대한 논의가 다시 불붙고 있다. 이번 제안은 Curve Finance의 창립자 마이클 에고로프가 제출한 것으로, 스위스의 개발사인 스위스 스테이크 AG에 1,740만 개의 CRV를 지원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는 약 6,200만 달러 규모에 해당하며, 스위스 스테이크는 Curve의 인프라 및 생태계 확장을 담당하는 핵심 개발팀으로 알려져 있다.
투표 결과는 반대가 54.46%, 찬성이 45.54%로 나타나 큰 격차는 없었으나, 특정 세력이 반대 측에 집중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Yearn Finance와 Convex Finance와 관련된 주소들이 전체 반대표의 약 90%를 차지하면서 반대 투표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커뮤니티 내에서는 의사결정 권력이 일부 소수의 조직에 집중되어 있다는 중앙화 우려가 크며, 기존 자금 사용 내역에 대한 정보 공개 부족도 비판받았다. 어떤 구성원은 “스위스 스테이크가 이전 자금을 어떻게 사용했는지 알 수 없다면, 추가 지원은 정당화되기 어렵다”는 의견을 제기했다.
흥미로운 점은 이번 투표가 Curve DAO 내에서만 발생한 것은 아니며, 올해 8월에 비슷한 제안이 에고로프에 의해 제출되었을 때는 91%의 압도적 찬성을 받아 통과되었던 기억이 있다. 그러나 최근 시장 분위기와 커뮤니티의 신뢰도 변화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커뮤니티는 CRV의 추가 유통이 가격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하며, 지원금 지급 방식에 대한 대안으로 감액 또는 분할 지급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와 같은 상황은 디파이(DeFi) 분야에서 거버넌스의 공정성과 투명성에 대한 논란을 다시 불러일으키고 있다. 사실 최근 아베(Aave)에서도 개발사 아베랩스가 DAO 수수료의 일부를 스스로 재배분하여 이와 유사한 이슈가 발생했었다. 거버넌스 투표가 부결된 직후 CRV의 가격은 하루 기준 1.5% 상승했지만, 최근 3개월 간 가격이 약 50% 가까이 하락했던 상황을 고려하면 투자 심리 회복에는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태는 DEX(탈중앙화 거래소)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 시, 개발 자금 관련 거버넌스 문제를 정기적으로 감시해야 한다는 점을 상기시킨다. 주요 토큰 보유자들의 의결권 집중은 향후 유사한 제안에 큰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Curve DAO의 상황은 다른 DeFi 프로젝트들에게도 중요한 교훈을 제공하는 중요한 사례로 남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