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우디아라비아가 올해 347명에게 사형을 집행하며, 역대 최다 기록을 두 번째 해 연속 경신했다. 최근 영국 BBC의 보도에 따르면, 인권단체 리프리브의 자료를 인용하여 사우디는 마약 범죄로 유죄 판결받은 파키스탄인 두 명을 포함해 이 같은 수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이전 최다 기록인 지난해의 345명을 넘어선 수치다.
사형 집행이 이렇게 급증한 이유 중 하나는 사우디 왕실이 공표한 ‘마약과의 전쟁’이다. 올해 사형 집행 대상자의 약 3분의 2가 마약 범죄와 연결되어 있으며, 이들 중 절반 이상이 외국인으로 알려져 있다. 뿐만 아니라, 반정부 활동을 벌인 인사들 또한 처형되었고, 심지어 체포 당시 미성년자였던 경우도 포함되어 있다. 인권단체 리프리브에 따르면, 과거 사우디 정부에 대한 시위를 벌이다 체포된 두 명인 압둘라 알 데라지와 잘랄 알 아바드는 올해 처형되었고, 2018년 체포된 언론인 투르키 알 자세르도 최근 사형이 집행됐다.
이러한 사형 집행에 대해 가족들은 아무런 사전 통보를 받지 못하며, 시신조차 인도받지 못하는 현실이 드러났다. 가족들은 사형수의 매장 장소조차 알지 못한다는 사실이 인권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사우디의 사형 집행이 국제 규범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비판하고 있지만, 사우디 정부는 “사형은 가장 심각한 범죄에 대해서만 극도로 제한된 상황에서 진행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통치하는 사우디는 개혁 정책을 추진하며 다양한 분야에서 개방을 시도하고 있지만, 인권 상황은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BBC는 전했다. 사형 집행의 급증은 사우디 사회 내부의 긴장감을 반영하고 있으며, 앞으로의 변화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