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HZilla는 최근 약 7,450만 달러, 즉 1,105억 원 규모의 이더리움(ETH)을 매각하고 기존의 암호화폐 중심 트레저리 전략을 철회하기로 결정했다. 이 결정은 시장의 변동성과 기업의 재무 전략 조정이 맞물리며, 불가피한 상황으로 풀이된다.
ETHZilla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제공하는 공시 자료를 통해 지난 금요일에 24,291 ETH를 개당 3,068달러(약 455만 원)로 매도해 총 7,450만 달러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 자금은 회사가 발행한 선순위 담보 전환사채의 조기 상환에 사용될 예정이며, 상환 일정은 12월 24일과 30일로 계획되어 있다. 남은 현금을 활용하여 추가 상환을 진행할 예정이다.
ETHZilla는 이번 ETH 매각 이후 약 69,800 ETH를 보유하고 있으며, 현재 시세로 환산하면 약 2억 달러(약 2,968억 원)의 가치에 달한다. 이전에는 mNAV(수정 순자산 가치) 대시보드를 통해 주가와 ETH 보유 자산 간의 내부 가치를 공개해왔으나, 이제는 이를 중단하고 실물 자산(Real World Asset, RWA) 토큰화 사업 부문의 매출과 재무 상태 등을 중심으로 공시 형태를 변경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와 같은 결정이 나온 배경에는 ETHZilla의 주가가 급격히 하락한 현실이 자리하고 있다. 최근 월요일 기준으로 주가는 4% 더 하락하여 7달러 미만으로 떨어졌으며, 이는 8월의 최고점 대비 96% 급감한 수치이다. ETHZilla는 지난 7월 말부터 대규모로 ETH를 매수했으나, 가격의 급격한 하락을 경험하며 손실을 실현하게 되었다. 특히 여름철에 고가에 ETH를 대량 보유한 ‘타이밍 실패’가 이번 전략 수정의 주요 원인으로 지적된다.
디지털 자산을 보유한 여러 기업들도 이와 유사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예를 들어, 비트마인 이머전 테크놀로지나 샤프링크 게이밍도 ETH 가격 하락으로 인한 미실현 손실을 겪고 있으나, 각자 서로 다른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또한, 암호화폐 수요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비트와이즈에 따르면, 11월 기업들의 ETH 순매입량은 37만 개로, 이는 8월 고점 대비 80% 이상 감소한 수치이다.
이 사건은 단순한 개별 기업의 투자 실패가 아니라, 상장기업 전체에서 직면한 트레저리 운영 위기를 반영하는 사례로 해석된다. ETHZilla의 전략 수정은 다른 기업에게도 중요한 경고 신호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ETHZilla의 이러한 결정은 암호화폐 보유 기업들에 대하여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요소가 될 것이며, 오는 몇 달간 더욱 신중한 접근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이 기업들은 자산의 안전성과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더욱 다양한 전략을 모색해야겠다는 과제를 안게 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