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여론조사 결과, 영국, 프랑스, 독일, 캐나다 등 미국의 주요 서방 동맹국 국민들 상당수가 미국을 국제 사회에서 긍정적인 존재라기보다는 부정적인 존재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치 매체 폴리티코가 여론조사 기관 퍼블릭퍼스트와 함께 실시한 이 조사는 4개국의 응답자들 가운데 과반 이상이 미국이 다른 나라의 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오히려 문제를 발생시키는 경향이 있다고 평했다.
국가별 응답률을 살펴보면, 캐나다에서 63%의 응답자가, 독일에서는 52%, 프랑스 47%, 영국 46%가 이 같은 의견을 표명했다. 특히, 국제 사회에서 미국의 역할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를 한 캐나다 응답자 수는 과반을 넘는 56%로 집계됐다. 독일과 프랑스의 경우, 부정적인 존재라고 응답한 이들이 각각 40%에 달해 긍정적인 존재라고 본 응답자 수(독일 29%, 프랑스 34%)를 초과했다. 다만, 영국에서는 긍정적인 존재라고 응답한 비율이 41%로 부정적인 존재라는 의견(35%)보다 약간 더 많았다.
또한, 질문에 따라 미국이 동맹국들을 지원하고 있는지 아니면 압박하고 있는지를 묻자, 4개국 모두 압박하고 있다는 의견이 지원하고 있다는 의견보다 우세했다. 자세히 살펴보면, 캐나다 응답자의 60%, 독일 46%, 프랑스 45%, 영국 41%가 미국의 압박을 느낀다고 응답했다.
이번 조사에서 미국 내 응답자의 49%는 미국이 동맹국을 지원하고 있다고 판단하며, 51%는 국제 사회에서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는 미국민들이 동맹국 국민들보다 미국의 역할에 대해 더욱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재임 이후 캐나다와 유럽을 포함한 전통적인 동맹관계를 혼란스럽게 만들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최근 인터뷰에서 그는 유럽을 “나약한 지도자들이 이끄는 쇠퇴하는 국가들의 집단”이라고 언급했으며, 이달 초 발표한 국가안보전략(NSS)에서는 유럽이 정체성과 자신감을 잃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광범위한 관세 부과 정책과 동맹국에 대한 비판, 국방비 압박 등의 조치들이 이들 국가의 여론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조사는 5월 5일부터 9일까지 실시되었으며, 미국, 캐나다, 영국, 프랑스, 독일 각각 2,000명 이상의 성인 응답자로 구성되었다. 응답자의 연령, 성별 및 지역 분포를 반영하여 가중치가 부여되었으며, 국가별 표본 오차는 ±2%포인트로 집계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