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필리핀 정부가 글로벌 암호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Coinbase)와 제미니(Gemini)의 접속을 차단함에 따라, 현지 암호화폐 시장이 큰 변화를 맞고 있다. 필리핀의 주요 인터넷 서비스 제공업체들은 이달 중순부터 해당 플랫폼의 접속을 불가능하게 하였으며, 이는 필리핀 국가통신위원회(NTC)의 공식 지시로 이루어졌다. 이러한 조치는 암호화폐 전문매체 코인텔레그래프의 보고서에 의해 확인되었고, 과거에는 그에 대한 규제가 다소 느슨했지만, 이제는 해당 거래소들이 라이선스를 받지 않고는 서비스 제공이 불가능한 구조로 바뀌었다.
필리핀 중앙은행인 방코 센트랄 응 필리피나스(BSP)는 무허가로 운영되고 있는 암호화폐 플랫폼 50곳에 대한 차단 요청을 이미 제출한 상태다. 정부의 이러한 조치는 암호화폐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현지 라이선스를 취득해야 한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정해진 규제를 준수하지 않으면 단순 경고를 넘어서 실제 이용자 접속이 차단될 것임을 명확히 하고 있다.
앞서 지난해 12월에는 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인 바이낸스(Binance)에게 90일의 자진 정비 기간을 부여한 바 있으며, 오는 2024년 3월부터는 바이낸스도 공식적으로 필리핀에서 접속이 불가능해질 예정이다. 또한,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애플과 구글 등 글로벌 앱 마켓에 바이낸스 앱 삭제 요청을 했고, 이는 실제로 진행되었다. 필리핀 정부는 이용자들이 자산을 안전하게 회수할 수 있도록 시간적 여유를 제공하겠다고 밝혔으나, 차단 이후에는 자산 회수에 대한 공식 보장을 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최근에는 바이비트(Bybit), 오케이엑스(OKX), 쿠코인(KuCoin) 등과 같은 추가적인 해외 거래소들이 무허가 상태로 운영되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추가 제재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이러한 단속 조치는 필리핀의 암호화폐 시장이 무허가 플랫폼을 단속하여 공식적인 시장으로 진입하기 위한 의지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흥미로운 점은 규제를 준수하는 거래소들이 오히려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필리핀에서 허가 받은 암호화폐 거래소인 PDAX는 원격 근무자를 위한 급여 솔루션 기업 Toku와 협력하여 스테이블코인 기반의 급여 지급 시스템을 마련하였다. 이를 통해 실질적인 거래 지원이 가능해지며, 지역 경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또 다른 사례로, 디지털 은행 고타임(GoTyme)은 미국의 핀테크 기업 알파카(Alpaca)와 협력하여 앱 내에서 11종의 암호자산을 거래하고 저장할 수 있는 서비스를 출시하였다. 이는 디지털 자산의 활용을 기존 금융 플랫폼과 통합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결국, 필리핀의 이러한 규제 강화는 암호화폐 시장을 더욱 공식화하는 방향으로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무허가 플랫폼의 진입을 막으면서도 규제를 준수하는 기업에게는 제도권 시장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필리핀의 암호화폐 시장이 무질서한 개방형 시장에서 규제 기반의 폐쇄형 시장으로 전환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이와 같은 규제 강화는 각국의 암호화폐 거래소들에게 라이선스를 취득해야 하는 압력을 증가시키고 있으며, 미래 투자자들에게는 보다 안전한 거래 환경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