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ave의 창립자인 스타니 쿨레초프가 약 1,000만 달러, 즉 약 145억 원에 달하는 AAVE 토큰을 대량으로 매수하면서 그의 거버넌스 투표에 대한 영향력을 증대시키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번 사례는 디파이(DeFi) 생태계 내에서 거버넌스의 탈중앙성에 관한 근본적인 질문들을 재조명하고 있다.
디파이 전략가 로버트 멀린스는 최근 X(구 트위터)에서 쿨레초프의 대량 매수가 단순한 투자 행위로 볼 수 없으며, 중요한 투표안을 자신의 입맛대로 이끌기 위한 사전 조치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번 사건은 토큰 기반 거버넌스가 거버넌스 공격을 억제할 수 없는 구조적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 같은 우려는 다른 업계 인사들에게서도 불거지고 있다. 특히, 크립토 커뮤니티의 저명한 사용자 시시퍼스는 쿨레초프가 이전에 수백만 달러 규모의 AAVE 토큰을 매도한 사실을 언급하며, 이번 매수의 경제적 타당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현재 논란의 중심에 있는 주안점은 Aave 프로토콜의 브랜드 자산을 DAO(탈중앙화 자율조직) 소속으로 전환하자는 제안이다. 이 제안에는 중요한 자산인 도메인, 소셜 미디어 계정, 그리고 지적 재산권(IP)가 포함되어 있다. 하지만 이 제안은 커뮤니티 내부에서의 충분한 논의 없이 급작스레 ‘스냅샷’ 투표 단계로 올라갔다는 점에서 문제가 되고 있다. Aave Labs의 전 CTO이자 제안 작성자인 에르네스토 보아도는 “내 동의 없이 강행된 투표”라며 공동체 신뢰의 붕괴를 우려했다.
Aave DAO의 최근 스냅샷 데이터를 살펴보면, 투표권의 58% 이상이 상위 3개 주소에 집중되어 있다. 최대 보유자 주소는 약 27만 개의 AAVE를 소유하며 전체 투표권의 27%를 차지하고 있고, 두 번째 및 세 번째 주소는 각각 18%와 13%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USD.ai의 새뮤얼 맥컬럭은 이를 두고 “말도 안 되는 구조”라며, 사실상 소수의 대형 보유자가 투표 결과를 좌우하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현재 Aave 커뮤니티 내에서는 창립자나 초기 내부자가 막대한 자산을 통해 프로토콜 운영에 실질적으로 영향을 행사하는 구조가 진정한 ‘탈중앙화’라고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 이와 더불어, 거버넌스 시스템 설계에서 소수 보유자 보호 장치가 부족한 점이 장기적으로 프로젝트의 공정성과 생태계 신뢰를 해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쿨레초프는 이러한 의혹에 대한 언론의 문의에 답변하지 않고 있다. 이번 Aave 사건은 디파이 생태계에서 ‘토큰 기반 거버넌스’의 한계가 본격적으로 드러난 사례이기도 하다. 이로 인해 거버넌스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지키기 위한 제도적 논의가 더욱 활발해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 사건을 통해, 프로토콜에 투자할 때에는 거버넌스 구조와 토큰 분포를 분석하는 것이 필수적이며, 특히 DAO에서 창립자나 내부자의 지분 비율이 투표에 미치는 영향에도 주의해야 할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