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급 와인 시장이 미국의 수입 관세 부과로 인해 3년째 하락세를 보이고 있으며, 올해 와인 가격이 평균 2.8%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보르도 와인은 6.6%, 부르고뉴 와인은 4.4%, 빈티지 샴페인은 4.3%가 각각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와인 거래소인 리브엑스(Liv-ex)의 파인 와인 100지수에 따르면, 이러한 가격 하락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유럽연합(EU)산 수입품에 대한 15% 관세 부과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저스틴 깁스 리브엑스 부의장은 “올해는 정말 힘든 한 해였다”며, “이전의 하락장에선 몇 가지 긍정적인 측면이 있었지만, 이번 약세장에서는 모든 것이 하락했다”고 덧붙였다. 최근 고급 와인 가격은 2020년 말 수준으로 돌아갔으며, 코로나19 팬데믹 동안의 가격 상승분이 거의 모두 사라진 상태이다. 한때 고급 와인 시장은 저금리 대출과 소비 여력의 증가로 최고치에 도달했지만, 올해 들어 미국의 기술주와 금 가격이 급등함에 따라 투자자들이 와인 등 다른 자산에서 이탈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수입 관세는 고급 와인 업계에 큰 타격을 주었고, 결과적으로 올해 미국에서의 고급 와인 구매 금액은 약 44% 감소했다. 보르도의 ‘앙 프리뫼르'(en primeur·병입 전 선구매) 행사는 부진한 상황에 직면해 있으며, 이는 전체 수요를 판단하는 중요한 척도로 작용하고 있다. 생산자들이 신제품 와인의 가격을 지나치게 높게 책정하면서 재고 과잉이 발생하고, 이로 인해 2차 시장에서 가격이 하락하면서 수요도 감소하게 되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내년 앙 프리뫼르 행사가 시장 심리 회복의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FT는 와인 시장의 장기적인 침체기가 끝날 조짐도 포착하고 있으며, 9월부터 11월까지의 3개월 간 가격이 소폭 상승한 바 있다. 한편, 홍콩과 싱가포르의 상인들은 중국 경제의 둔화로 인한 타격이 있었지만, 아시아 수요가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파울로 퐁 홍콩 알타야 와인 설립자는 “더 많은 고객들이 저평가된 고급 와인 가격을 활용하고 있다”며, 이는 홍콩 증시의 반등 덕분이라고 말하였다. 그는 또한 최상급 부르고뉴와 빈티지 샴페인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으며, 지난 몇 년 간 소비자들이 빈 셀러를 채우기 위해 다시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리 크림블 비넘 와인즈 그룹의 매니징 디렉터는 최근 중국 고객들과의 미팅에서 부르고뉴에 대한 높은 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상하이의 와인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변화하고 있다고 언급하며 긍정적인 전망을 밝혔다.






